믿음을 가르쳐주기 위해 애쓰는 한 선배와 조용히 그 가르침을 따르는 후배들. 이들이 신앙의 하모니를 이뤄가는 코믹한 현장이 있다.

MBC 인기 코미디 프로인 ‘코미디하우스’의 전상혁 작가와 이 프로에 출연중인 임준혁 문용현 전환규 오나연 이선미 김완기씨 등 ‘막내 개그맨’들이 엮어내는 뮤지컬 ‘가스펠-마이 파더 스토리’(My Father Story) 무대. 안양 과천 수원지역 6개 교회가 연합해 만든 극단 ‘행복한 사람들’이 선교 목적으로 올리는 첫 작품에서 전 작가는 단장 겸 연출가로,개그맨은 배역을 맡기보다 자신의 ‘끼’로 웃음을 전한다.

전 작가는 “솔직히 이 친구들은 뮤지컬에서 우정출연해 잠깐 얼굴을 비치고 자신들의 장기를 선보이는 게 전부지만 이들을 보기 위해 오히려 일반인들로부터 공연 관람 문의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전도’를 위해 만들어진 이번 뮤지컬 공연의 목적은 어느 정도 달성한 게 아닐까? 그런데 전 작가의 마음은 다른 데 있는 듯하다.

전 작가와 이들 개그맨은 ‘코미디 하우스’에서 ‘10분 토론’이란 프로를 함께 만들면서 호형호제하는 아주 친한 사이다. 이 때문에 전 작가가 뮤지컬을 올린다고 하니 ‘의리상’으로라도 바쁜 시간을 쪼개 어떻게든 도움을 주고 싶은 게 개그맨들의 마음이었다.

문제는 선교도구인 기독 뮤지컬을 올린다는 것이다. 임준혁 문용현 이선미씨를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크리스천이 아니다. 전 작가는 “이번 기회를 통해 모두 믿음을 갖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그러나 전 작가의 ‘전도 대상자’ 세 사람을 만나보니 이들은 이미 반 정도 예수님에게 사로잡혀 있었다. 매일 만나는 작가 형으로부터 듣는 게 일 얘기를 빼면 모두 하나님 이야기뿐이다. 또 선배 개그맨인 문천식씨를 비롯한 신앙 선배들이 이들을 꽉 잡고 매주 수요일마다 열리는 개그맨 신우회 예배에 ‘전원 참석’이라는 ‘덫’을 쳐버렸다. 이렇게 매주 말씀을 대하다보니 어느새 ‘하나님’이라는 단어가 친숙하게 들린 것이다.

오나연씨 등은 “비록 교회는 안 나가지만 신우회 예배에서 목사님의 말씀을 들으면 큰 감동을 받는다”며 “가끔 절실한 마음이 들곤 한다”고 말했다. 전 작가는 “뮤지컬이 전도 목적으로 올려지는 것이기 때문에 함께 신앙을 호흡해야 잘 맞는다”며 “개그맨들이 모두 신앙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마음의 문을 열고 동참해주고 있어 이번 공연이 끝나면 교회에 등록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개그맨들이 깜짝 출연하는 ‘…마이 파더 스토리’는 마태복음의 내용을 담고 있는 원작 ‘가스펠’을 전 작가가 이 시대의 현실과 상황에 맞게 새롭게 각색한 것이다.

원작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10명의 캐릭터가 가상 공간인 할렘에 던져진다. 시간으로부터 자유롭고 배경의 구속을 받지 않는 할렘에서 이들은 각자 한 편씩 총 10편의 흥미로운 드라마를 쏟아낸다. 그러나 이들은 서로 얽히고 설킨 관계다. 친구 연인 원수…. 이 과정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발견하는데 부성 콤플렉스다. 이는 곧 하나님 아버지에 대한 불순종의 원인이기도 하다. 10가지 부성 콤플렉스 치유를 위해 할렘에 던져진 또 다른 사람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 그가 아버지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순종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10명의 캐릭터는 진정한 아버지의 사랑에 눈을 뜨게 된다.

지난해 가을 안양지역 청년복음화 전도집회 때 드라마를 올린 것을 계기로 뭉친 ‘행복한 사람들’ 단원들이 10명의 주인공을 맡아 열연하고 개그맨들은 이 무대에서 성대모사,마술 개그,춤 등을 선보이며 관객에게 신선한 웃음을 제공한다. ‘…마이 파더 스토리’는 10,11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과천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된다(031-466-2214).

노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