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학로를 뜨겁게 달군 창작 뮤지컬 ‘마리아 마리아’가 11일부터 7개월간 대장정에 들어간다.

1년 동안 과감한 춤과 역동적인 노래,리얼리티를 살려 수정·보완작업을 마친 ‘마리아…’는 한국을 대표하는 뮤지컬 배우 강효성(명성교회)씨가 열연한다.

강씨는 무대에서 가성이 아닌 ‘생소리’를 거침없이 쏟아붓는다. ‘지하철 1호선’ ‘갬블러’ 등에서 음악감독을 맡아 일본과 독일에서 격찬을 받은 최무열(조아뮤지컬컴퍼니 대표·영락교회) 총감독이 강씨에게 그렇게 주문한 것이다.

감독과 배우로 호흡을 맞추며 연습실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두 사람은 “브로드웨이 작품의 홍수 속에서 당당히 선보이는 ‘마리아 마리아’는 틀림없이 성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막달라 마리아를 치유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돕기 때문이다.

막달라 마리아는 부활한 예수님을 가장 처음 본 여인으로 이 작품은 그녀가 예수님을 만나 어떻게 변화됐는지를 실감나게 보여준다. 일곱 귀신에 들려 비참한 삶을 살던 막달라 마리아를 작가 유혜정씨는 상상력을 동원해 성경 이야기를 재구성했다. 로마 군인을 상대하는 창녀로 마리아를 등장시킨 것.

예수와 극한 대립을 벌이는 바리새인과 제사장은 예수의 허점을 찾기 위해 창녀인 막달라 마리아에게 예수를 유혹하라고 제안한다. 그 대가로 로마에 갈 수 있도록 로마장군 안티바스를 소개해준다고 약속한다. 마리아는 로마에서의 새 인생을 꿈꾸며 거래를 승낙하고 예수를 유혹하려고 접근한다. 그러나 예수를 만난 마리아는 전혀 새로운 경험을 하게 된다.

“내 피와 내 살을 먹으라”는 예수의 알 수 없는 말. 더군다나 예수는 마리아를 창녀가 아닌 존귀한 사람으로 대해주고 마리아는 큰 혼란에 빠진다. 마리아의 ‘작업’은 실패로 끝나고 바리새인들은 자신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자 그녀를 돌로 쳐죽이려 한다. 이때 예수는 그녀의 목숨 뿐 아니라 영혼까지 구원해준다.

강씨는 ‘마리아’와 인연이 많다. 그동안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수퍼 스타’ 등에서 ‘마리아’역을 맡았던 것. 그는 “이번 ‘마리아 마리아’는 그 모든 것의 결정체”라며 “그녀를 통해 평생 나와 함께 하신 예수님을 만나려 한다”고 고백했다.

독실한 기독교 집안에서 태어나 모범적인 신앙생활을 해온 최 감독과 달리 강씨는 어린 시절 허리가 구부정한 할머니의 지팡이격으로 교회에 따라다니다 점차 신앙에 눈을 떴다. 노래를 잘 불러 교회에서 찬양대로 활동해온 강씨는 찬양하면서 하나님과 더 가까워졌다.

“23년간 뮤지컬 배우로 성공적인 삶을 살면서도 한편으로는 허전해 하나님께 기도를 드렸어요. 그리고 기회가 주어졌지요. ‘마리아 마리아’였습니다. 작년 처음 마리아를 맡아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며 연기할 때 저의 온 몸과 영혼이 세상을 향해 외치는 것 같았어요. ‘예수님을 사랑하세요’ ‘주님을 믿으세요’라고요.”

한양대 성악과 재학시절 대학가곡제에서 금상을 받았던 최 감독은 미국 유학 때 브로드웨이 공연을 보고 뮤지컬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음악감독으로 알려지기 전 그는 뮤지컬 ‘명성왕후’에서 이토 히로부미역을 맡는 등 한때 연기파 배우를 꿈꾸기도 했다.

드라마 예배에 비전을 갖고 있던 최 감독은 영락교회 뮤지컬팀 ‘위트니스’에서 유혜정씨와 작곡가 차경찬씨를 만나 크리스천 뮤지컬을 접했고 지난해 조아뮤지컬컴퍼니를 설립,창단작품으로 ‘마리아 마리아’를 탄생시켰다.

최 감독은 “누구보다 순수한 신앙의 열정을 가졌기 때문에 막달라 마리아가 부활하신 예수님의 모습을 가장 먼저 볼 수 있었던 게 아닐까요”라면서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주님을 많이 팔았는지 회개하는 심정으로 이 작품을 준비했다”고 밝혔다.

‘2004 마리아 마리아’는 음악적 구성에서 변화가 있다. 선과 악의 이중창,예수를 따르던 이중적 모습들의 이중창을 끼워넣어 대립의 극대화를 노린다. 또 등장인물들의 이미지와 직업을 좀더 입체적이고 현대적으로 묘사했다.

‘강효성의 마리아 마리아’에 이어 9월부터는 뮤지컬 차세대 유망주 김선영이 타이틀을 맡는다. 공연장소는 서울 대학로 세우아트센터(02-6409-0901).

노희경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