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시선이 따가웠습니다. 너무 외로웠습니다. 주먹세계에 한때 몸담은 것이 이토록 오랫동안 쇠사슬이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지난날의 죄를 진심으로 회개하고 남은 생애를 하나님의 선한 사업을 위해 바치겠습니다.”

주먹계의 대부로 이름을 날리다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조양은(50)씨가 5일 오전 한세대 예술관에서 열린 기하성 소속 총회신학대학원(원장 김정명 목사) 졸업식에서 목회학 신학석사(M.Div) 학위를 받고 전도사로서의 새 출발을 다짐했다.

1970년대 후반 서방파 OB파 등과 함께 국내 조직폭력계 3대 패밀리의 하나였던 양은이파의 두목이었고 자전적 영화 ‘보스’를 제작,직접 주연을 맡는 등 숱한 화제를 뿌렸던 조씨는 2년전 기하성 소속 총회신학대학원에 입학,이번에 졸업을 하게 됐다.

신대원 재학시절 그는 과거 보스답게 학우 중에 학비를 못낸 이들에게 학비를 지원하기도 했다. 지난 2년간 대학원 공부와 청소년 선도에만 매달려온 조씨는 앞으로도 학업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계획이다. 조씨는 “1년 정도 주변 정리를 한 뒤 캐나다에 유학,신학박사 학위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조씨는 지난 80년 2월 육군본부 지하벙커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뒤 신앙을 처음으로 접했다. 그곳에서 요한복음 1장을 통해 주님의 사랑을 깨닫고 구원의 진리를 발견했다. 그는 교도소에서 기도생활과 성경읽기를 반복하며 변화됐다. 이후 순복음신학대학 4년 과정을 마쳤고 노숙자의 발을 씻겨주는 등 낮아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조씨는 95년 출소 후 서울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조용기 목사의 주례로 결혼식을 올렸다. 그가 신학을 전공한 것은 아내 김소영씨와 권사인 장모의 기도 때문이었다. 조씨는 이제 ‘보스’가 아닌 ‘전도사’다. 과거가 파란만장했기 때문에 전도사로서 새 출발하는 조씨의 신앙 포부는 남다르다. 그는 이날 졸업식에서 “앞으로는 선교활동에만 전념할 작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요즘 청소년 선도를 위해 청소년 상담 코너인 다음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 어린 시절,폭력으로 일그러진 자신의 삶이 너무 허무했기 때문이다. 회원 수만 9000여명에 달한다.

“한 순간의 영웅심으로 청춘을 잃어버리는 일이 없어야지요. 청소년들을 선도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조양은 전도사는 거듭 청소년 선교의 비전을 밝혔다.

유영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