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총선에서 당선된 기독의원들은 71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본보가 자체 조사한 이번 총선에서 기독 의원들은 지역구에서 57명,비례대표 14명으로 지난 16대보다 수적인 측면에서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6대에서는 112명의 기독의원들이 의정활동을 벌였다. 17대 국회의 기독의원 비율은 전체 299명 중 24%다.

기독의원 가운데 직분별로는 장로가 5명,안수집사 3명,권사 3명,집사 37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당별로는 한나라당 33명,열린우리당 31명,민주당 3명,민노당 2명이며 자민련과 국민통합이 각각 1명씩이다.

교회별로는 소망교회에서 정몽준 이상득 당선자 등 7명이 배출돼 가장 많은 당선자를 냈고 장로는 황우여 유재건 박세환 이상득 허천 의원 등 5명이다. 한국기독당은 22만8798표를 얻어 지역구는 물론 내심 기대했던 비례대표 의석을 얻는데 실패했다. 한국기독당은 1200만 기독교인을 대변하는 정당을 만든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창당됐지만 준비작업이 너무나 부실했고 참가자들의 면면도 한국 교회를 대표할 만하다고 보기 힘들어 실패는 사전에 예견됐었다. 그러나 비록 미약하지만 군소정당 가운데서는 가장 높은 정당 득표율을 기록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번에 민노당의 약진에서 보듯 한국기독당도 누구나 공감할 인물들을 참여시키고 참신한 정책을 내건다면 앞으로의 선거에서는 선전할 수 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수적인 측면에서 17대 국회 기독 의원들의 수는 과거보다 줄어들었지만 크리스천들은 4·15 총선에서 당선된 기독의원들이 이번에야말로 하나님의 공의와 뜻에 입각한 정치를 펼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사실 지난 16대 국회에서 40%에 달하는 의원들이 크리스천이었지만 이들이 기독교적인 가치관에 따라서 정치활동을 벌였다고 보기는 어려웠다. 모두 소속 정당의 정책과 정략에 충실히 따르는 역할만 했을 뿐이었다. 한국기독당이 창당된 것도 사실 그같은 기독 국회의원들의 신앙과 분리된 정치행위 때문에 기인된 측면이 높다. 따라서 이번에 당선된 크리스천 의원들에 대해서 기독인의 신앙적 양심으로 국정에 임해주기를 바라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높다.

국가조찬기도회 장헌일 사무총장은 “16대 기독 의원 가운데 나라와 민족을 위해 눈물로 기도했던 크리스천 의원은 20명도 채 안됐다”면서 “이제 우리 국민에게는 무늬만 크리스천인 기독 정치인은 필요하지 않고 하나님 앞에서 눈물로 기도하며 신앙적 양심에 따라 국정을 운영하는 진실된 정치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장 총장은 “이번에 선출된 기독 의원들이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를 이 땅에 실현하는 하나님의 도구가 될 수 있기 바란다”면서 “크리스천 모두 이번만은 기독 의원들이 기독교 세계관과 윤리관에 입각한 정책을 통해서 국민에게 희망과 비전을 주기를 기도하자”고 말했다.

이번 국회에 새로 진입한 크리스천 의원도 진실되게 하나님의 뜻에 따라 정치를 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사랑의교회 성도로 서초갑에서 한나라당 후보로 출마한 이혜훈 당선자는 “국회의원이기에 앞서 크리스천이라는 사실을 명심해 말씀에 어긋나지 않는 의정활동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하나님의 귀한 뜻이 이 땅에 넘칠 수 있도록 기도하며 의정활동을 펼쳐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형 전재우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