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인도자 이천 목사

[기획-예배사역 어디로]“찬양예배도 주일예배와 동등”
예배인도자 이천 목사, “찬양도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  

“‘찬양과경배’라는 이름 하에 행해지는 음악의 형태가 신학적 검증이나 음악적 반성 없이 예배음악에서 무대음악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예배인도자 이천 목사(상하이한인연합교회)가 <찬양이 하늘에 닿다>(누가출판사)’라는 저서를 통해 “찬양예배도 예전적 예배와 같이 주일예배의 위치에 둘 수 있다”고 주장하며 이를 예전적 예배의 신학적 근거와 언어로 설명해 주목된다. ‘마지막 날에’, ‘새벽이슬 같은’과 같은 곡을 작곡하고 예배인도자로 섬겨왔던 이 목사는 그동안 실용적으로, 또는 현장 사역자들의 눈높이에 맞게 논의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져 왔던 찬양 예배를 예배학의 범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열린예배, 찬양예배 등의 이름으로 드려지고 있는 ‘찬양과경배’를 차용한 예배에 대한 찬반논쟁이 오랫동안 있어왔다. 일각에서는 락이나 팝 장르인 CCM에는 세상적 요소가 들어있어 예배음악으로 쓰기에는 부적합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클래식은 마치 고급스럽고 성스럽고 엘리트적인 음악인 것으로 인정되고 있는데, 기독교와 상관없이 인간이 정한 기준으로 클래식 중심의 교회음악이 전통적인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잘못된 것이다. 음악은 가치중립적이다.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다. 팝과 락이 세상적이고 혹은 사탄숭배라고 하지만 클래식도 사용하는 사람이 저질스럽게 사용하면 사탄숭배가 되는 것이다. 20세기 클래식 같은 경우 전위예술적이라 보통 사람이 감당하기 힘든 클래식도 많다. 기독교는 하나의 문화를 점철시키기 위한 노력이 아니다. 본질은 변하지 않지만 형식은 변하는 것이다. 할례받지 않은 이방인에게 할례를 요구하지 않았던 것처럼 복음을 전하는 대상의 문화를 존중해 예배하고 찬양하는 것이 맞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아프리카나 아시아에서 예배를 드릴 때 자국의 언어와 문화를 유지한 채 예배드리지 않는가.”

-CCM은 인간을 찬양의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예배음악으로 적합하지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예배음악에는 3가지 종류가 있다. 주님을 높이는 음악, 복음을 선포하는 음악, 서로 격려하는 코이노니아 음악이다. 예배를 계시와 응답이라고 본다면 계시를 섬기는 음악이 있고, 응답을 섬기는 음악이 있다. 서로 다른 역할을 하는 3가지 종류의 음악이 전체 예배 안에서 서로 잘 어우러져야 한다.”

-CCM은 예배음악보다는 세상을 향해 복음을 전파하고 성도들간의 교제, 코이노니아의 기능이라는 고유 기능을 충실히 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리차드 니버는 <그리스도와 문화>라는 저서에서 CCM의 용어를 광의적으로 3가지 정의를내렸다. 첫째, 교회 안에서 사용되는 CCM 둘째, 세상 안의 음악 셋째, 세상을 변혁시키는 음악 3가지다. 협의적으로 사용되는 CCM은 니버가 제시한 정의 중 세번째에 해당된다. 예를 들어 하덕규 씨의 ‘아버지’라는 음악은 생명의 뿌리를 찾고자 하는 인간의 마음을 노래했다. 미국에는 이런 찬양들이 많이 있다. 그러나 한국교회에서는 그동안 첫째 범주에 해당하는 CCM이 많이 생산된 것이 사실이다. 기독교 정신으로 세상을 변혁시키는 음악이 많이 나와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그것은 회개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대예배의 등장으로 예배로 인한 세대간 갈등이 심각하다. 이를 극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예배인도자의 역량이 중요하다. 자기 것을 고집하지 않고 클래식이든 찬양과경배든 구성원의 특성과 문화를 고려해 예배를 인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서로 비판할 상황이 아니다. 서로를 이해하고 조금은 양보할 필요가 있다. 또 찬양과경배 예배는 좀 더 예배학적으로 정립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 목사님께서 최근 출간하신 저서 <찬양이 하늘에 닿다>를 통해 찬양과경배 예배를 예배학적으로 정립하셨다고 들었다. 앞으로 예배사역이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찬양과경배 예배의 뿌리는 은사적인 영성에 뿌리를 두고 있다. 성령충만하고 자유로운 성격을 갖고 있다. 기독교 전통교회의 예배는 예전적이고 순서적이고 전형적이다. 찬양과경배가 기존 예배에 접목할 때에는 독창적인 특징을 버리지 않고 예전적이고 순서적인 예배의 정당한 요소로 자리잡아야 한다. WCC(세계교회협의회)에 의하면 예배 모델을 입례-말씀(계시)-응답-파송, 4중 구조인데 이 안에 하나님, 회중, 서로를 향한 방향을 가진 언어와 음향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찬양과경배는 모든 순서에 사용될 수 있지만 보통 입례의 역할을 많이 한다. 일종의 통합적인 예배모델을 선보였다고 할 수 있다. 앞으로 이런 노력이 계속 나왔으면 한다. 찬양과경배 예배가 여러 제안들을 통해 신학적으로 바르게 갈 수 있으면 좋겠다. 또 비판하기보다는 제대로 알고 제대로 양보하고 협력하자. 기독교음악계가 너무 분리돼 있다. 모두가 하나되고 협력할 때 하나님께서 부흥을 주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