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지금 여기 있을 수 있는 이유는 순전히 나의 어머니 덕분입니다." 슈퍼볼을 앞에 둔 하인즈 워드가 LA타임즈 기자와 한 인터뷰다. 그는 어머니의 끝없는 사랑이 풋볼 팀의 유능한 와이드 리시버로 만들었다고 고백한다. 워드는 피츠버그 팀에서 최다 리시브를 잡아낸 선수. 그는 결국 2006년 슈퍼볼을 승리로 이끌고 최우수 선수상(MVP)을 받았다. 어머니의 사랑과 와이드 리시버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는가?

  워드는 흑인 미군과 한국 여인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아. 대부분의 혼혈아는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기가 쉽지 않다. 자신의 정체감이 분명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의 냉대를 느끼기 때문이다. 주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많은 경우 부모들도 자신이 나은 혼혈 아이를 저주한다. 내가 아는 혼혈아 K는 IQ 150이 넘는 천재. 초등학교 때는 1등을 놓친 적이 없다. 재주도 많았다. 사춘기 들어서면서 K는 자신의 정체성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고등학교를 몇 번 옮겨 다니다가 겨우 2년제 대학에 들어갔는데 학점 미달로 얼마 전 퇴학 맞았다. 엄마도 아빠도 경제적으로 부족함이 없지만 그 아들에 대하여 무관심한 것을 보면 참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워드는 K이상으로 힘든 삶을 살 수 있었던 환경이었다. 엄마 김영희는 흑인과 결혼했다는 이유로 친정 집에서 받아드려지지 않았다. 미국에 온지 두 달만에 남편에게 이혼 당했다. 이쯤 되면 어린 아들을 잊어버리고 새 남자를 만나 결혼하려 할 것이다. 그러나 자기 아들 곁을 떠날 수 없었다. 영어에 서툰 엄마는 막노동을 해가며 아들 워드를 사랑으로 키운다. 하루 세 직장을 다니며 워드에게 모든 사랑을 쏟아 붇는다. 보통 운동하는 사람들이 공부를 잘 못하는 것과는 반대로 워드는 조지아 대의 우등생이었다. 조금도 삐뚤어지지 않은 매우 성실한 젊은이였다. 엄마 얘기만 나오면 눈물을 흘린다. "엄마는 나만을 위해 뼈 빠지도록 일했습니다."            

  사랑은 기적을 만든다. 좋은 환경에 있어도 사랑이 없으면 범죄자의 온상이 되기 쉽다. 환경이 좀 열악해도 풍성한 사랑이 있으면 기적의 온상이 된다.  

  할로우 박사(Harlow & Suomi)는 갓난 새끼 원숭이를 통하여 중요한 사실을 관찰했다. 새끼 원숭이들은 낳자마자 어미와 떨어져서 키워졌다. 그들이 자라는 우리에는 어미젖의 모형이 둘 있었는데 한 곳은 철사를 엮어 만든 젖이고 또 하나는 부드러운 헝겊으로 만든 젖이었다. 실제 젖이 나오는 곳은 철사로 엮어 만든 젖이었다. 처음에는 철사로 만든 젖을 물기도 하더니 나중에는 배가 고파도 젖이 안나오는 부드러운 헝겊에만 모여 있었다. 젖보다 더 필요한 것이 엄마의 부드러운 사랑이었다.

  할로우 박사는 새끼 원숭이들을 계속 어미와 격리시켜서 키웠다. 청년이 된 원숭이를 다른 정상적으로 자란 원숭이와 함께 생활하도록 했다. 그러나 어미와 떨어져서 성장한 원숭이들은 다른 원숭이들과 함께 놀 줄 몰랐다. 암컷 원숭이는 수컷이 다가 왔을 때 다른 원숭이처럼 교미 할 줄 몰랐다. 오히려 흰 이를 드러내며 적대감을 표시했다.

  사람들도 마찬가지. 어릴 때의 사랑 결핍은 다른 사람들과 올바른 관계를 형성하는데 장애요소가 된다. 범죄자들은 대부분 어릴 때 사랑이 결핍된 사람들이다. 인간은 어떤 동물보다도 부모의 사랑을 오래 받으며 살게 되어 있다.  

  대부분의 한국 부모들은 자녀 교육에 관심이 많다. 어려서부터 과외공부, 피아노, 태권도, 수영, 영어, 등등을 쉴새 없이 가르친다. 일류학교에 들여보내는 것이 부모들의 최대관심인 듯 보인다. 이런 부모들은 자신들이 자녀들에 대하여 할 일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런 부모들일수록 자녀들에게 많은 정을 주고 있지 못한 것 같다. 특히 부모들이 전문직에 종사할 때 자녀들에게 큰 관심을 쏟을 시간적 여유가 없다. 이렇게 자라난 자녀들은 일류학교에 들어간다 할지라도 사랑 결핍이 되어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형성하는데 장애를 보인다. 더 나아가서는 자폐 증상을 보이기도 한다. 어려서 몸을 비빌 애착 대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풍성한 사랑을 받고, 주면서 자란 자녀의 삶엔 놀라운 기적이 생긴다. 힘들게 살아가던 한 여인의 뜨거운 사랑이 혼혈 아들을 슈퍼볼 MVP로 만들지 않았는가? "서로 사랑하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요한복음13:34). 예수님의 말씀이다.

  당신은 자녀, 배우자를 자주 안아 주는가? 뼈가 으스러지도록 꼭 안아주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