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은 미국을 대표하는 세계 굴지의 자동차 회사. 얼마 전 타임지는 'GM이 살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아직도 인기 있는 자동차를 많이 생산하고 있는 이 기업이 망한다는 것이 상상이 안 가서 그 기사를 유심히 보았다. 망해 가는 이유는 강성 노조에 있었다. 기술자들은 계속 높은 임금을 요구했다. 차 한 대당 들어가는 노동자들의 보험료는 토요다나 닛산의 자동차보다 2배에서 3배 가까이 된다. 그렇다면 GM의 기술자들이 토요다나 닛산의 기술자들보다 한 수 위인가? 차 한 대 생산해 내는 시간은 GM이 일본차 생산 시간보다도 길었다. 그러므로 괜찮은 차가 생산 되도 일본차에 비해 가격경쟁이 될 수 없었다.  

  멸망의 길이 있고, 생명의 길이 있다. 비슷한 길을 가고 있는 것 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쪽은 망하고, 한쪽은 흥한다. 사는 길에 서 있으면 지금 좀 힘들게 보여도 결국은 산다. 반대로 멸망의 길에 서 있으면 지금 등 따스하고 배부른 것 같아도 멸망한다. 60년대 초 한국 교과서엔 아르헨티나라는 나라를 세계 강국 중의 하나로 기술했었다. 아직도 머리 속에는 큰 땅덩이, 무진장한 소고기, 무상 교육을 열거하시던 선생님 모습이 떠오른다. 그 당시 한국은 남의 나라 원조로 살아가는 세계 가난한 나라 중 하나. 그런데 지금은 형편이 바뀌었다. 왜? 아르헨티나는 부국이었지만 멸망의 길에 서 있었고, 한국은 가난했지만 흥하는 길에 서 있었다. 이 조그만 나라를 전 세계가 부러움의 눈으로 보고 있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은가? 한류! IT강국! 황우석!

  어떻게 인생은 사는 방향을 탈 수 있는 것일까? 사는 법을 알아야 한다. 나이 든다고 사는 법을 아는 것이 아니다. 눈앞의 이익보다 사는 법을 배우려고 애써야 한다. 성경은 이렇게 말한다. "너희가 은을 받지 말고 나의 훈계를 받으며 정금보다 지식을 얻으라. 대저 지혜는 진주보다 나으므로 무릇 원하는 것을 이에 비교할 수 없음이니라"(잠언8:10-11) 사는 지혜가 있는 사람은 좀 없어도 행복하게 살아가지만, 지혜가 없는 사람은 많이 가졌어도 불행하다.

  지혜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책을 많이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흥미 위주의 독서가 아니라 생각을 위한 독서를 하라. 다독도 중요하지만 중요한 책을 생각하면서 읽는 법을 배우라. 중세 시대의 수도사들은 이 방법을 '렉티오 디비나 Lectio Divina'라고 한다. 마치 음식을 입에 넣고 꼭꼭 씹어가며 그 맛을 음미하며 먹는 것과 같다. 그렇게 먹는 음식이 육신을 건강하게 하듯, 천천히 생각하며 읽는 독서가 우리의 영혼을 살찌게 한다.

  특히 고전을 많이 읽어야한다. 많은 책들이 출간된 지 1년 안에 절판된다. 10년 동안 팔린 책이라면 굉장한 책이다. 하물며 100년 전, 1000년 전 에 쓴 책이 아직도 읽혀지고 있다면 꼭 봐야한다. 인생을 사는 지혜가 거기에 있기 때문이다. 1818년에 쓰여진 정약용의 목민심서는 월맹의 호지명의 애독서라고 하지 않나? 집에 불이 났을 때 그가 가지고 나온 것이 목민심서라 한다. 정약용의 목민심서가 월남 통일의 밑바탕이라고 말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2천-3천년 전에 쓰여진 책 중 아직까지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책은 성경책이다. 그렇게 오래된 책을 아직까지 사람들이 즐겨보고 있다는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가? 나는 목사로써가 아니라 지혜를 사모하는 사람으로써 성경책의 정독을 모든 사람에게 권하고 싶다.

  사는 방향을 얻기 위한 또 하나의 방법은 겸손함이다. 지식 있는 자가 교만할 수는 있지만 지혜 있는 자가 교만한 법은 없다. 지혜와 교만은 서로 상극이기 때문이다.

  찰스 콜슨은 똑똑한 변호사. 그는 닉슨 대통령에 의해 선택된 10여명의 보좌관 중 한 사람. 그 보좌관들은 모두 굉장한 이력과 야망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워터게이트 사건이 시작되자 그들은 모여서 연일 입을 맞추었다. 그들의 똑똑한 머리로 맞춘 알리바이는 18일만에 들통이 났고 콜슨은 젊은 나이에 감옥소에 가게 되었다. 콜슨은 감옥소에 들어갔을 때 자기의 인생이 무언가 잘못 나가고 있음을 처음 발견했다. 그는 감옥에서 멸망의 방향이 아니라 사는 방향을 새로 잡았다. 대학에서는 높은 지식을 배웠지만 감옥에 가서야 인생의 지혜를 배우게 되었다. 지금 그는 감옥 수감자들을 선도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이고 있다. 오늘도 라디오에서는 감옥에 갇혀 있는 청소년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호소하는 콜슨의 목소리가 반복해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당신은 지금 사는 쪽에 서 있는가? 눈앞의 이익에 어두워 멸망의 길로 달려가는 것은 아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