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드 해가드(Ted Haggard) 목사가 마약복용과 동성애 사건을 시인하고 전격 사임했다. 미국 인구 10%가 가입된 복음주의협회의 회장이기도 한 해가드 목사는 1만4000명이 모이는 초대형 교회를 이끌어왔다. 해가드 목사는 어떻게 자신이 경멸하던 동성연애에 스스로 빠져든 것일까.

필자의 동생은 대학에서 강의를 한다. 매년 강의 노트를 새로 만들지만 사실 작년에 가르쳤던 내용을 획기적으로 바꿀 필요는 없다고 했다. 새로운 학생들이 강의를 듣기 때문이다. 교수에게는 수개월의 방학이 있고 휴일이 있다.

그에 비해 목회자의 일상은 어떠한가. 목회자는 매주 새로운 설교를 여러개 준비해야 한다. 수십 명 많게는 수만 명의 교인들이 목사의 한 주 설교에 힘을 얻는다. 목사는 엄청난 심리적 부담감을 안고 매주 살아간다. 일요일이나 방학도 없다. 한달 전부터 처음 저녁예배 설교를 맡게된 우리 교회 전도사는 머리카락이 한줌씩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학교 졸업 후 목회 현장에 나갔다가 1년 이내 직업을 바꾸는 젊은이들이 수두룩하다. 스트레스와 탈진 때문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스트레스와 탈진을 경험하지 않?사람은 거의 없다. 스트레스가 있다는 것은 살아있다는 반증이다. 그래서 휴식이 필요하다. 의미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성경의 첫 번째 책 창세기에는 하나님도 6일간 일하고 7일째 쉬셨다고 기록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은 돈이 안식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한다. 물질은 당신의 삶을 어느 정도 편하게 해주지만 진정한 휴식을 주진 못한다.

미국 인디안들은 일하지 않아도 먹고 살수 있다. 정부에서 생활 보조금이 충분히 나오기 때문이다. 그럼 인디안들은 나머지 시간에 무엇을 하는가. 창의적인 발상 생산적인 활동 대신 마약과 알콜에 찌들어 지낸다. 과거 그들은 미 대륙을 뛰어다니던 위대한 용사였지만 지금은 폐인과 다름 없다.

쾌락이 안식이라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다. 요즘 한인 커뮤니티는 어떠한가. 퇴폐 유흥업소들이 버젓이 영업하고 곳곳에서 노름판이 벌어진다. 사람들은 당구장 골프장 기원 공공 도서관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판을 벌인다. 스트레스에서 잠시 벗어나고픈 마음이겠지만 그 찰나의 일탈이 가정파탄 살인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진정한 휴식은 어디에 있는가. 어떤 사람은 대궐 같은 집에 살아도 불안하다. 어떤 사람은 감옥에 있어도 편안하다. 어떤 사람은 사업이 잘 되도 불안하다. 어떤 사람은 사업이 느슨해도 걱정 없다.

휴식은 상황이 아닌 마음에서 생겨난다. 상황이나 인간관계는 내가 어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마음은 내가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니 마음먹기에 따라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다.

휴식을 상황에서 인간 관계에서 비밀스러운 쾌락에서 찾으려 할 때 삶은 위태로워진다. '남들은 모를거야' 생각하지만 남이 모르더라도 자신은 알고 있다.

칼 융은 인간 심리를 지킬박사와 하이드에 비유해서 설명했다. 누구에게나 지킬 박사라는 '나 자신'과 하이드라는 '그림자'가 있다. 비밀스런 죄악이 그림자와 연결되어 그림자가 커지면 그 인생은 무너진다. 태드 해가드는 이 그림자를 너무 키우다 무너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