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터질 것이 터졌다. 오랫동안, 치밀하게 준비해 오던 북한의 핵실험이 이루어졌다. 미국 정부는 즉각적인 논평을 내고 북한 핵실험은 용납할 수 없다는 강경 자세를 취했다. 북한도 조금도 물러나지 않는다. 한판 전쟁이라도 일어날 것 같은 긴박한 분위기. 김정일 위원장은 1950년 아버지가 시도하다 실패한 대남 적화 통일의 방향을 한시도 놓치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평양에서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고 온 사람이 남한 답방에 대하여 물었을 때 점령군 사령관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단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남한의 햇볕정책에 관계없이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필수적인 것처럼 보인다. 금방 무너질 것 같은 북한이 김정일 체제를 견고하게 이끌어가고 있는 것을 보면 김정일 위원장은 뱀 같은 지혜가 獵?인물이라고 생각된다.

  성경은 "뱀 같이 지혜롭고, 비둘기 같이 순결하라"고 말한다. 예수는 제자들에게 이 말을 하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뱀'과 '지혜'라는 단어가 함께 나온 구절이 또 있다. 성경의 첫 번째 책인 창세기. "여호와 하나님의 지으신 들짐승 중에 뱀이 가장 간교하더라" '간교'와 '지혜'는 원어로 보면 같은 단어. 예수는 뱀 같이 지혜로우라는 말을 하면서 에덴 동산에서 뱀이 하와를 유혹하는 장면을 생각했다. 에덴의 뱀으로부터도 배울 것이 있다는 말인가? 좀 충격적일지 모르지만 그렇다. 인간을 불행으로 이끌려는 뱀의 목표는 악했다. 하지만 그 방법은 최고였다. 뱀의 목표는 배우면 안되지만 그의 세련된 전략은 배울 필요가 있다는 것. 아주 부드럽게 접근해서 점차 상대방의 확신을 무너뜨리고 자기의 확신을 심는, 급기야 하나님이 금한 선악과를 따먹게 만드는 놀라운 전략.

  그러나 사람은 뱀 같은 지혜만으로 성공할 수 없다. 비둘기 같은 순결함이 필요하다. 뱀과 비둘기. 한 인격체에서 이 둘의 조화가 가능한가? 가능하다. 그렇게 살아야 한다. 뱀 같은 지혜가 도구라면 비둘기 같은 순결은 인생의 동기요 방향이다. 아무리 똑똑하고 지혜로워도 마음의 동기가 불순하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간다.

  한동대 김영길 총장은 미국에서도 놓치기 싫어하던 유능한 공학 박사. 도로 표지에 40마일이라고 써 있으면 누가 보든 안 보든 40마일 이상을 달리지 않는 어린애 같이 순수한 사람. 그 사람이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한번도 해 본 일이 없는 대학을 설립하게 된다. 수년 전 시기, 질투하는 사람들의 모함으로 감옥에까지 갔다. 그때 한동대 학생들이 들고일어났다. 감옥소 앞에서 김영길 총장을 석방하라고 외쳤다. 다른 대학에서는 총장실을 점거하고 총장 나가라고 난리 치는 판인데. 그때 데모를 주동했던 최유강씨는 지난 주 하바드 케네디 스쿨의 학생회장에 당선되었다. 한국산 토종 유학생으로 학생회장까지 되었다. 그의 순수한 선거 공약이 먹혀들었기 때문. 그 스승에 그 제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뱀 같은 지혜는 있는데, 비둘기 같은 순결함이 없다면, 일시적으로 성공할 수는 있으나 끝까지 가지 않는다. 대부분 독재자들은 큰 소리 치며 살다가 일시에 망했다. 뱀 같은 지혜는 없지만 순결함이 있다면, 깨끗하게는 산다. 사람들이 좋아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의 열매가 많지 않아 고생할 수도 있다. 둘 다 없는 사람은 제일 불쌍한 사람이다. 둘 다 있는 사람은 인생의 열매가 있다. 계속된 영향력이 있다. 축복된 사람이다.

  어떻게 뱀처럼 지혜롭고, 비둘기처럼 순결할 수 있을까? 끊임없는 자기 계발이 필요하다. 끊임없이 배우고 자신을 훈련해 나가야한다. 당장 효과가 없을지라도 이런 사람은 10년, 20년 후에 그 진가가 나타난다.

  60년대 영어는 서울 학생들이 꽉 잡고 있었다. 지방 고등학생들은 상대가 되지 않았던 시절 충주 고등학교의 반기문은 영어를 잘해서 미국을 방문한다. 영어로 된 글만 나오면 무조건 암기했단다. 그때 잠깐 만난 미국 가정과 아직도 교제를 한다. 철저한 자기 관리의 사람이다. 반기문씨를 잘 아는 노신영씨는 국무총리가 되자 1급이 맡던 의전비서관에 3급인 반 씨를 임명해서 초고속 승진시켰다. 반기문씨는 그 후 일주일 간 100여 통의 편지를 선배와 동기생들에게 보냈다. 일찍 승진해서 죄송하다는 내용.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꽁꽁 얼어붙은 북한의 문제를 뱀 같은 지혜로, 비둘기 같은 순결함으로 해결해 주길 기도한다.  

  당신은 당신 자신의 성숙을 위하여 지금 무엇을 꾸준히 하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