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가 부족한 시대

  1912년 4월 15일 타이타닉호에 타고 있었던 여성 작가 헬렌 칸디는 구명 보트에서 타이타닉호의 최후를 보면서 이렇게 적었다. "너무나 느리고 조용한 낙화(落花)였다. 큰 배 위에서 인생들이 서서히 사라져 갔다. 날카로운 비명도, 울부짖음도, 필사적인 외침도 없었다. 대신 최후의 고통에서 새어 나오는 무거운 신음만이 있었다.”그녀는 타이타닉호가 출항한 직후 에드워드 켄트를 배에서 만나 사흘 간의 짧은 사랑을 나누었다. 빙하와 충돌 후 칸디는 구명 보트를 탈 수 있었으나 켄트는 배에 남아 있어야 했다. 그때 은으로 된 작은 병을 켄트에게 주고 영원히 헤어졌다. 그 은병이 지난해 경매에 나와 3만 4000파운드(약 5,700만원)에 낙찰됐다. 영화 같은 실화다.

  처녀 출항 5일만에 1,500명이 사망한 타이타닉호의 침몰. 선장 에드워드 스미스는 큰소리 치면서 첫 출항을 시작했다. "타이타닉이 얼마나 튼튼한지 하나님조차 이 배를 침몰시킬 수 없을 것이다." 전문가들은 스미스 선장이 저지른 7대 실수를 지적한다. 몇 가지만 들어보자. 구명보트에 경험이 적은 신참 선원들을 배치했다. 그들은 20척 구명보트를 내리는데 2시간 30분을 소비했다. 타이타닉은 빙하 충돌의 경고를 연락 받았다. 그러나 경고를 무시하고 22노트의 과속으로 달렸다. 충돌 후 긴급 SOS를 치는 대신 1등 선실의 고위 고객에게 사태를 설명하는데 11분을 소비했다. 선장은 끝까지 인도주의를 고집해 구명보트에는 여자와 아이만 타게 했다. 65명이 정원인 첫 구명정에 28명이 승선했다. 이런 식으로 총 1,178명이 탈 수 있는 구명보트에 711명만 구조되었다.

  한 사람의 리더가 얼마나 중요한가. 사장과 부사장의 월급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한 기업체 CEO의 연봉은 천문학적 숫자. 왜 그런가? 결정자이기 때문이다. 그의 결정에 따라 한 단체가 죽고 산다.  

  리더는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먼저 지적인 실력이 있어야 한다. 지적이지 않으면 가르칠 수 없고, 가르치지 못하면 영향력을 끼칠 수 없다. 특히 이익집단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난주 모 일간지에는 노 대통령에게 공부를 하라는 충고성 칼럼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나는 노 대통령이 매우 똑똑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똑똑한 것'과 '지적'인 것은 다른 것이다. 2살 난 어린아이도 똑똑할 수는 있지만 그 아이를 '지적'이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지적 실력은 꾸준히 배우지 않으면 안 된다.

  시카고 윌로우 크릭 교회에서 열리는 'The Leadership Summit'은 이제 전 세계적인 지도자 컨퍼런스로 자리잡았다. 매년 7만여 명의 목사, 정치가, 사업가들이 이 컨퍼런스에 참가한다. 올해는 처음으로 위성중계로 뉴져지에서도 이 컨퍼런스에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생겨서 쉽게 참석할 수 있었다. 첫 강사로 나온 빌 하이벨스는 지도자는 지적이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2만 명이 넘는 교회를 운영하는 세계에서 가장 바쁜 목사중 한 사람. 그러나 시간을 쪼개 매년 하바드 비즈니스 스쿨에서 공부를 한다. 새로운 것을 배우지 않고는 가르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대부분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가르치려고만 하지 잘 배우려하지 않는다.

  또한 리더는 지적인 실력과 함께 풍성한 감성이 있어야한다. 즉 찬 머리와 함께 뜨거운 마음이 있어야 한다. 불쌍한 사람들을 봤을 때 그들을 향한 긍휼의 마음이 있어야한다. 올해 리더십 서밋에 U2의 보노가 인터뷰 형식으로 참석했다. 그는 올해 그래미 상을 받은 실력 있는 록 가수. 보노는 1985년 아프리카를 방문해서 그곳 실상을 목격했다. 성인 20%가 HIV양성인 것을 알았다. 4천만 명이 이미 AIDS로 사망한 사실을 알았다. AIDS로 천 오백 만 명의 고아가 있는 곳이 아프리카인 곳을 알았다. 그러나 서방세계, UN은 말들만 요란할 뿐 실제적인 행동은 미약했다. 보노는 지금 전 세계의 지도자들을 만나며 아프리카를 돕도록 뛰어다니고 있었다.

  예수는 로마 제국에서 신음하는 백성들을 어떤 마음으로 보았는가? "무리를 보시고 민망히 여기시니 이는 저희가 목자 없는 양과 같이 고생하며 유리함이라" 그 당시 지도자가 없었는가? 아니다. 많았다. 그러나 그들은 무리의 목자가 되지 못했다. 직업적, 형식적인 지도자였기 때문이다. 양을 위해 자신의 목숨을 던지는 목자가 아니라 자신의 배를 위해 양을 잡아먹는 목자였기 때문이다.

  당신은 가장으로, 선생으로, 단체장으로, 그룹 리더로 진정한 지도자의 역할을 감당하는가? 저들이 당신을 위해 있는가? 당신이 저들을 위해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