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벌려 하는가?

  1968년 13살의 나이로 처음 컴퓨터를 접하고 프로그래밍을 시작했으니까 꽤 이른 나이부터 컴퓨터 소프트웨어에 손을 댄 셈이다. 빌 게이츠. 그는 그 당시 자신의 학교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정도로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깊이 빠져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회장. 그러나 지금 빌 게이츠를 발군의 프로그래머라고 말하지는 않는다. 하바드 대학 기숙사에서 개발한 BASIC으로 벤처 회사를 차렸지만 빌 게이츠의 탁월함은 기술 쪽 보다는 경영 쪽에서 나타났다. 그는 앞으로 세계 모든 가정에 컴퓨터가 들어갈 것을 예견했다. 이를 위해서 IBM과의 거래가 PC의 역사를 바꿀 것이라는 사실을 정확히 예견했다. 1975년 친구 폴 알렌가 마이크로 소프트 회사에 전념하기 위해서 대학교를 그만 두었다. 지금 48개국에서 2만여 명이 이 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세계 최고 갑부. 그의 재산은 약 500억 달러로 추산된다. 지난 15일 빌 게이츠는 가족을 위한 1000만 달러를 제외한 모든 재산을 세상에 환원하기로 결정했다. 이 일에 전심하기 위하여 2008년 7월에 자신이 창업한 회사를 그만 둔단다.

  사실 결혼하기 전까지는 자신의 돈을 사회에 기부해야 한다는 생각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회사 규모에 비해 사회 환원이 작다는 따가운 비난도 들었다. 그러나 멜린다와의 결혼 이후 그는 지금 세계 최고의 사회 사업 단체 '빌 & 멜린다 게이츠 foundation'을 만들어 운영한다. 그들은 자신들의 자선사업 단체를 적당히 운영하지 않는다. 그 부부는 일년에 적어도 한번 자신들이 말하는 '학습 여행 learning tour'을 떠난다. 개발도상국가를 체험하기 위한 여행이다. 작년 말에도 뉴델리, 방글라데시의 빈민가를 찾아다니며 가난한 자들의 현실을 몸으로 체험했다. 빌 게이츠는 "마이크로소프트 회사와 자선 업무의 우선 순위를 바꾸기로 했다"고 말한다. 아직 바쁜 회사 운영 중에서도 매주 15시간을 자신의 자선단체 스태프들과 보낸다. 그들의 자선 기부 중 60%는 전 세계 빈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사용된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렇게 말한다. "사실 수 십 년 간 지구촌 빈민 건강에 대하여 말들만 많았지 실제적인 내용은 거의 없었습니다. 게이츠 재단 이후 지구촌 건강은 달라지고 있습니다."

  빌 게이츠의 충격적인 선언에 나온 지 10일이 지나서 그의 친구 워런 버핏이 또 다른 충격을 전 세계에 선사했다. '투자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세계 제2위 갑부가 자신의 재산 중 85%에 해당하는 310억 달러(약 37조원)를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결정했다는 것. 사실 버핏 회장은 자신의 자녀가 운영하는 자선 단체가 3곳이나 된다. 그러나 대부분을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했다. 경제전문지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내 재산을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기로 한 것은 그동안 게이츠 부부가 해 온 자선활동에 크게 감명 받았기 때문이다. 내 가족들이 운영하는 재단을 확대하는 것보다 규모가 큰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고 생각했다." 버핏은 역시 어디에 투자해야 할지 잘 아는 투자의 달인. 게이츠는 단체를 어떻게 효과적으로 운영해야할지 잘 아는 경영의 달인. 세계 1, 2위 갑부의 의기투합이 세상을 밝고 아름답게 바꾸는데 멋지게 사용될 것이다.

  한 청년이 예수께 물었다. "선생님, 무엇을 해야 영생을 얻습니까?" 예수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네게 있는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자들을 주라." 그러나 그 청년은 부자이기 때문에 그냥 돌아갔다. 그때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낙타가 바늘구멍으로 나가는 것이 부자가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쉬우니라"(마가복음10:25)

  한국의 대기업체들이 그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기 위하여 편법을 자행한다. 사회의 따가운 눈총, 질책에 거금을 내 놓는다. 사회 환원이 아니라 잘 봐 달다는 또 다른 뇌물이 아닌가? 한국 전직 대통령의 막대한 검은 돈이 미국에 흘러 들어왔다고도 떠들썩하다. 저들은 빌 게이츠와 워런 버핏의 결단을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자선은 꼭 돈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나누려는 마음이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미국인의 평균 기부금은 일년 평균 $1,894. 세계 최고다. 남부, 서부지역은 $2,200이 넘는다. 그러나 비교적 부유한 뉴욕, 뉴져지 주는 $1,404. 세계 경제의 중심지라는 뉴욕은 왜 이렇게 인색한 것일까.

  당신은 왜 돈을 버는가? 왜 공부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