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위성을 타고 육안으로 볼 수 있는 지구의 유일한 건축물이 있다. 중국의 만리장성이다. 진시왕은 최초로 중국을 통일하고 이 성을 쌓았다. 그는 불로장생해보겠다고 별난 것들을 다 먹었지만 국토 순찰중 병을 얻어 죽었다. 그 나이 50이었다. 그가 죽고 얼마 안되어 진나라는 역사에서 사라졌다. 사람도, 단체도, 사업도, 국가도 끝까지 든든히 서가는 것을 원한다. 그런데 생각대로 되지는 않는다. 운명인가? 카리스마의 부족인가?

  인류 역사상 현존하는 가장 장수한 강력한 단체가 있다면 무엇일까? 기독교 교회다. 2000년 전 예루살렘에서 120명으로 시작한 초대교회는 지금 전 세계에 확장되어 있다. 통계는 전 인류의 1/3이 크리스천인 것을 나타내고 있다. 이 숫자는 점점 증가되고 있는 추세다. 난 목사로써가 아니라 국외자로써 교회가 든든히 서가는 이유를 생각해보면서 우리의 삶에 적용시키고 싶다. 어떻게 든든해지는가?  

  첫째, 분명한 변곡점이 있으면 든든해진다. 초대교회는 사울이라는 청년의 회심으로 크게 확장되었다. 그는 본래 교회를 핍박하던 사람이었지만 극적인 계기로 기독교에 입문하게된다. 그는 골수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회심하면서 그 당시 세계 수도였던 로마까지 기독교를 전파한다. AD 313년 로마의 콘스탄틴 황제가 기독교를 공인하면서 기독교는 더욱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었다.  

  나는 한국의 인물들 중에서 김유신을 좋아한다. 15세에 이미 화랑으로써 그의 출중함을 보였던 유신. 그러나 천관이라는 기생에 빠져든다. 이를 안 그의 모친 대명부인이 유신을 크게 꾸짖는다. 유신은 천관녀의 집 출입을 삼갈 것을 결심한다. 그 인생의 변곡점을 맞은 것이다. 천관녀에게 향하는 애마의 목을 치며 그의 결심을 굳혔다. 나는 그 결심이 삼국통일의 위대한 업적을 이루는 초석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딱 부러지는 결심. 분명한 변곡점이 있어야 든든히 설 수 있다. 인생의 자연스런 방향은 열이 식고, 양이 줄고, 무너져 내리는 쪽이기 때문이다.

  둘째, 문제를 풀면 점점 든든해진다. 초대교회는 아무 문제없이 평탄대로를 행진하는 단체가 아니었다. 교회가 세워지자마자 교회 핍박이 일어났다. 헬라파 교인, 히브리파 교인들이 갈리기 시작했다. 스데반이라는 사람이 돌에 맞아 순교하는 일이 생겼다. 초대교회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교회가 아니다. 문제를 극복하며 든든해진 교회다. "그리하여 온 유대와 갈릴리와 사마리아 교회가 평안하여 든든히 서가고"(사도행전 9:31).

  사람과 동물의 차이가 어디에 있는가? 문제를 푸느냐, 피하느냐에 달려있다. 철새는 왜 철새인가? 추우면 그 문제를 풀 생각하지 않고 피할 생각을 하기 때문에 철새다. 사람은 철새가 아니다. 추우면 집을 짓는다. 더 추우면 불을 땐다. 얼음으로 집을 짓고 그 안에 불 때며 사는 생물이 인간이다. 문제를 재수 없다고 생각하지 말라. 문제는 내가 든든해 질 수 있는 기회다. 수학문제를 많이 풀어본 학생은 당연히 수학 실력이 든든해지기 마련이다.

  셋째, 방향이 분명하면 점점 든든해진다. 초대교회는 많은 문제가 있었지만 분명한 방향을 잃지 않았다.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마지막 유언의 말씀이다. "땅끝까지 내 증인이 되리라"(사도행전1:8). 그들은 핍박을 받아 여기저기 도망 다니면서도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 하는 일을 쉬지 않았다.

  이스라엘 군대의 고된 행군실험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한쪽 부대에는 아무런 방향도 알려주지 않고 무조건 행군만 시켰다. 다른 부대에는 행군 목적, 방향을 상세히 알져 주었다. 첫째 부대에서는 많은 낙오병들이 생겼다. 그러나 둘째 부대에서는 낙오병이 거의 없었다. 방향이 분명하면 힘든 상황에 처해 있더라도 든든히 설 수 있다.

  인생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다.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때 한숨쉬며 뒤돌아보지 말라. 남 원망하거나 자신을 자책하지 말라. 그건 무너져 내리는 일이다. Keep on running! 분명한 방향을 갖고 문제를 풀며 나아갈 때 그 인생에는 반드시 풍성한 열매가 맺힌다.  

  영화배우 이은주씨가 25살의 짧은 나이로 스스로의 삶을 접었다. 무너지기엔 아직 이른 나이. 인생의 어떤 문제에 봉착했었는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제를 풀어가며 더욱 든든히 삶을 세워 나갈 수는 없었을까.
  당신의 삶은 든든히 세워져 가고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