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다는 것은 움직인다는 것이다. 반대로 움직이지 않는 것은 죽은 것 또는 죽어가는 것이다. 죽음은 행동이 정지한 것을 말한다. 행동한다는 것은 중요한 일이지만 모든 행동이 다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비생산적이고, 무가치한 행동도 얼마든지 있다.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바른 행동인가?

  첫째, 바른 이론이 있어야 한다. 바른 이론이란 이론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다. 실제생활과 연관된 것이어야 하며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살리는 일에 초점을 맞춘 이론을 말한다. 유럽의 학문은 미국 학문에 비하여 비실제적인 면이 많다. 유럽에는 유명한 철학자들이 많지만, 미국에는 세계적인 철학자가 없다. 지리한 이념적 논쟁보다는 실제 삶에 연관된 사회과학이 더 발달되었기 때문이다. 유럽 학자들은 미국의 양키문화가 가볍고 저질이라고 무시한다. 그러나 그 양키들의 실제적 이론은 이제 누구도 무시할 수 없는 세계 최강의 문화가 되었다.

  둘째, 바른 이론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한다. 얼마 전 미국의 소장파 학자가 프랑스 현대 철학가들을 신랄하게 비판한 적이 있다. 자기들도 잘 알지 못하는 모호한 개념들 속으로 사람들을 인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식이 지식으로 끝나면 말장난이 된다. 많은 지식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행동으로 나타날 수 있는 자기 지식에 대한 믿음이다. 정주영씨는 초등학교도 나오지 않았다. 경제나 경영에 대한 지식은 주위 참모들보다 없었다. 그러나 경영에 대한 소신과 믿음은 누구보다 강했다. 그 믿음이 열악한 환경에서 자동차 산업을 일으키고, 조선소도 만들게 했다.

  셋째, 최선을 다해 그 행동에 집중해야한다. 선택한 행동에 몸을 던져야 한다. 치타가 사슴 사냥하는 것을 본적이 있다. 멀리 있는 사슴 중 한 마리 희생물을 정하고 그 사슴에 초점을 맞추어 뛴다. 놀라운 것은 그 사슴이 맨 앞에서 달려간다 해도 뒤에 있는 사슴들을 쉽게 잡지 않는다는 것이다. 끝까지 처음에 정한 그 사슴만을 잡는다. 놀라운 집중력이다. 무언가 좀 될 때 한 눈 팔기 시작하면 인생이 흔들릴 수 있다.

  리 아이아코카(Lee Iacocca)는 1979년 클라이슬러의 사장이 되었다. 그는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조직의 재정비로 5년 만에 적자회사인 클라이슬러를 흑자회사로 만들었다. 8억불의 부채도 갚았다. 그는 일약 미국사회의 우상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재임기간 중반에 이르러 아이아코카는 행동의 초점을 잃었다. 그는 자유의 여신상 수리에 앞장섰다. (뉴욕시민들에게는 매우 감사한 일이다). 국가 경제에 관여하기 시작하여 의회의 예산삭감위원회에 들어갔다. 경제침체에 들어간 미국사람들은 경제 영웅 아이아코카를 미국 대통령으로 세우자고 부르짖었다. 그는 인기를 타고 두 번째 책을 집필하며 유명 강사로 여기저기 불려 다녔다. 이때부터 클라이슬러 회사는 다시 기울기 시작했다. 클라이슬러가 독일의 벤쯔사와 합병할 즈음에는 아이아코카가 취임할 때보다 더 많은 부채를 안고 있었다.

  얼마 전 한국 KBS TV의 '한국사회를 말한다'에서 '한국교회 위기인가?'라는 프로그램을 방영했다. 한국개신교는 120년 만에 6만 교회, 1,200만 성도로 눈부신 발전을 했다. 개신교는 한국의 근대화와 민주화에 많은 기여가 있었다는 평가를 했다. 그러나 이 프로그램의 결론은 현재 한국 개신교는 잘못된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 한국교회는 바른 행동을 잃었다는 것이다. 부당한 지적도 있지만 겸허하게 수용해야 할 부분도 많다고 본다. 나는 교회의 바른 행동이 사회 봉사가 전부인 것처럼 말하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교회의 일은 크게 하나님에 대한 일(Ministry unto the Lord)과 사람에 대한 일(Ministry unto the people)로 나누어져 있기 때문이다. 모든 단체, 모든 사람은 각각 자신이 담당해야할 고유 행동 영역이 있는 것이다.  

  한 서기관이 예수님께 모든 계명 중에 첫째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계명은 꼭 지켜야할 행동지침을 말한다. 예수님은 첫째뿐 아니라 둘째까지도 함께 말씀해 주셨다. "첫째는 이것이니 아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마가복음12:29-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