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중국에 유명한 장군이 있었다. 그런데 그 장군이 싸움에 나가서 패하고 돌아왔다. '그럴 수도 있지' 왜냐하면 이기고 지는 일은 싸움하는 사람에게 있어서는 늘 상 있는 병가상사 兵家常事 이기 때문이다. 다음 기회를 벼르고 준비했다. 그런데 다음 싸움에서도 패하고 돌아왔다. 그래도 장군은 호연지기를 잃지 않았다. 세 번째 싸움에서 또 패했다. 마음이 약간 흔들렸다.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 계속 싸움에 패한 장군은 왕 앞에서 얼굴을 들지 못했다. 왕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군복을 벗고 낙향하여 패장의 신세를 한탄하고 있었다.

어느 날 저녁 해가 뉘엿뉘엿 지는데 자기 앞에서 거미 한 마리가 거미집을 짓고 있었다. 그 장군은 무심코 돌을  던져서 거미집을 망쳐 놓았다. 그런데 거미는 조금 있다가 다시 나와서 거미집을 짓고 있었다. 그 장군은 또 돌을 던져서 거미집을 뭉개버렸다. 거미는 조금 있다가 또 다시 집을 지었다. 또 돌을 던졌다. 조금 있다가 또 집을 지었다. 또 던졌다. 또 지었다.... 거미집을 수십 번 뭉개버렸는데 거미는 계속해서 집을 짓고 있었다. 그 장군은 크게 감동을 받았다. '이 조그만 벌레도 수십 번의 실패에 낙심치 않고 계속 집을 짓고 있는데 나는 여섯 번 패했다고 내 인생을 접으려하는구나.' 벌레만도 못한 자신을 부끄럽게 여긴 장군은 다시 한양으로 올라가 왕을 알현한다. 다시 한번 기회를 얻은 장군은 여덟 번째 싸움에 나가서 결국 승리를 거머쥐었다. 여기서 나온 유명한 고사성어가 칠전팔기 七顚八起이다. 일곱 번 무너져도 여덟 번째 일어난다!

실패는 인생을 낙심하게 만든다. 그래도 의지가 있는 사람은 또 한번 재기의 꿈을 키운다. 재기의 꿈이 무너지면 그 낙심은 더욱 커진다. 인생에서 세 번 정도 쓸어졌을 때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다. 슬픔, 분노, 공포, 패배감, 수치... 수많은 감정이 홍수처럼 밀려온다. 온몸에 힘이 빠지고 살맛을 잃게된다. '나는 안 돼'

심리학자 알버트 엘리스(Albert Ellis)가 제시하는 몇 개지 개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엘리스는 '사건 그 자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어떤 사건도 직접 감정을 일으키지 않는다. 사건과 감정 사이에는 한가지 과정을 더 거치는데 이 과정이 감정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 중간 과정이란 자기가 자신에게 하는 말이다. 사건->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 감정. 사람은 어떤 사건이 발생하면 자기 맘속에 끊임없이 소설을 쓴다. 그 소설은 이미 그 사건과 관계없을 수도 있다. 결국 자신이 쓴 그 소설이 그 사건에 대한 감정을 만드는 것이며 그 감정이 그 인생을 지배하게 된다. 살면서 우리에게 부닥치는 부정적인 사건들을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내가 내 맘속에 쓰는 소설은 내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 부정적인 사건들 앞에서 긍정적인 소설을 쓸 수 있는 사람은 다시 일어설 수 있다. 위의 중국 장군은 일곱 번 싸움에서 패하고 부정적인 소설을 쓰고 있었지만 거미를 통하여 긍정적인 소설을 쓰기 시작하면서 승리의 장군이 되었다. 베토벤은 음악가로써 귀머거리가 되었다. 예민한 예술가에게 치명적인 사건이 아닌가? 30여세에 죽을 결심을 한다. 그러나 음악을 생각할 때 그는 죽을 수가 없었다. 그는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로 결심한다. 긍정적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생각이 바뀐 이후 처음 만든 교향곡 3번, 일명 영웅교향곡은 이제까지의 교향곡 개념을 바꾼 획기적인 작품이며 베토벤 자신의 음악을 만들기 시작한 첫 번째 음악이 되었다.

"내가 생존세계에서 여호와 앞에 행하리로다. 내가 믿는 고로 말하리라. 내가 큰 곤란을 당하였도다"(시편116:9-10). 칼빈은 위의 시편 저자가 다윗이라고 한다. 다윗은 생존세계에서 하나님 앞에서 행하는 자신의 영광된 모습을 본다. 그러나 이 모습은 현실이 아니다. 그의 현실은 '큰 곤란'을 당하고 있었다. 수없이 밀려오는 적군들 속에서 자신의 몸 하나 감출 곳이 없었던 다윗이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마음 속에 부정적인 소설을 쓰지 않았다. '왜 나는 되는 일이 없지? 난 팔자가 센 사람인가?' 다윗은 이런 소리를 하지 않았다. "여호와 앞에 행하리로다" 청와대에서 커피 한잔 마시고 나와도 기뻐 어쩔 줄 모르는데 천지창조의 주제이신 하나님 앞에 행한다니! 다윗의 말은 믿음에서 나온 말이었다. 부정적 환경('큰 곤란')에서 긍정적 소설('믿는 고로 말')을 쓸 때 긍정적인 미래('여호와 앞에 행')를 볼 수 있었다. 이것이 성공하는 사람의 자화상이다.

새벽부터 밤까지 바쁘게 돌아가는 이민생활에서 우리는 많은 사건들을 만난다. 대부분 좋지 않은 사건들이 머릿속에 각인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부정적 사건에 우리의 마음이 얽매일 필요는 없다. 다윗처럼 아름다운 미래를 생각하며 큰 소리로 외쳐 보라. "내가 믿는 고로 말하리라. 내가 여호와 앞에 행하리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