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아(伯牙)는 춘추시대 거문고 연주의 명수다. 그에겐 종자기(種子期)라는 친구가 있었는데 그는 거문고 소리를 듣는 명수다. 백아가 거문고로 산의 모습을 연주하면 종자기가 말한다. "아 좋은 음악이야! 높이 솟은 태산을 보는 것 같구만." 백아의 음악이 강물의 모습을 나타내면 "멋지다! 황하의 물이 흐르는 것 같아." 거문고 타는 백아의 노래 소리를 종자기는 언제나 알아주었다. 백아는 늘 종자기 앞에서 기쁘게 노래하였다. 안타깝게 종자기는 병을 얻었다. 그 병으로 결국 먼저 죽게 되었다. 백아는 거문고 명 연주자로 당대 많은 사람들의 칭송을 받았건만 그는 거문고의 줄을 끊고 다시는 거문고를 타지 않았다. "내 노래를 들어줄 사람이 없으니 내가 어찌 거문고를 타겠는가?" 슬픈 이야기다. 그 이후 절친한 친구를 잃었을 때는 백아절현(伯牙節絃)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또한 자기를 잘 알아주는 벗을 지음(知音)이라 하는데 이것도 백아와 종자기의 얘기에서 나온 것이다.

지음(知音)! 내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내가 잘 나가는 것 같을 때, 내가 남보다 많은 것을 갖고 있을 때, 내가 남보다 무언가 잘하는 것이 있을 때, 내 주위에는 내 노래 소리를 듣는 사람들로 붐빈다. 그러나 내가 외로울 때, 어려울 때, 힘들 때, 밤중을 지날 때 내 노래 소리를 듣는 사람이 있을까? 아니 난 그 때도 노래할 수 있는가? 크리스천은 바로 이 때 노래할 수 있어야 한다. 내 거문고의 줄을 끊어서는 안 된다. 결코 노래 소리를 멈추어서는 안 된다. 어떻게 인생의 밤중을 지나며 노래할 수 있단 말인가? 나는 할 수 없을지 모르지만 하나님은 하실 수 있다. 욥의 친구 엘리후는 이것을 체험한 모양이다. 그는 욥에게 말한다. "나를 지으신 하나님 곧 사람으로 밤중에 노래하게 하시며"(35:10) 다윗도 가장 어려운 밤에 노래하기로 결심한다. "하나님이여 내 마음을 정하였으니 내가 노래하며 내 심령으로 찬양하리로다. 비파야 수금아 깰지어다 내가 새벽을 깨우리로다"(시108:1-2) 하나님은 우리가 노래할 수 없을 때 노래하게 하시는 분이다. 뇌성마비의 밤을 지나며 노래하는 송명희의 노래를 하나님은 기쁘게 들으신다. 의사의 실수로 소경이
되어 일생 어둔 밤을 지나며 노래하는 훼니 크로스비의 노래를 하나님은 기쁘게 들으신다. 전 가족을 잃고 밤을 맞았지만 '내 영혼 편하다'라고 노래하는 스패폴드의 노래를 하나님은 기쁘게 들으신다. 하나님은 내가 전혀 노래할 수 없을 때 노래하게 하신다. 또한 가장 힘들 때 내 노래를 기쁘게 들으시는 나의 지음(知音)이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