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양 인도자가 설교 돕는 시녀인가?”

어노인팅 박철순 간사, 아삽하우스 기고 통해 지적

예배 인도자와 찬양 인도자는 무엇이 다를까? 현재 한국교회에서 이 두 단어는 실상 하나의 사역을 일컫는 데 쓰이지만, ‘찬양 인도자’라는 단어에는 약간의 차별적인 의미가 있다는 게 어노인팅 대표 박철순 간사의 지적이다. 그는 심지어 “설교를 돕기 위한 시녀”라는 표현도 썼다.

박 간사는 예배사역자 사이트인 ‘아삽하우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외국에서 사용되는 ‘예배 인도자(Worship Leader)’의 개념이 한국에서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 설명했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예배 인도자는 음악이라는 기능적인 면과 함께 영적인 면에서 설교자와 동역할 수 있는 수준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예배에서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그러나 박 간사에 따르면 한국의 경우 예배 인도자는 ‘찬양 인도자’라는 단어로 주로 지칭되고, 찬양 인도자는 예배에서 대부분 음악적인 면만을 감당한다.

박 간사는 찬양 인도자라는 단어가 한국에 생겨난 것에 대해 두 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과거부터 한국교회에서 예배 인도자는 예배의 순서를 인도하는 사회자를 뜻했는데 사회자는 목회자나 교회에서 중직을 맡고 있는 리더가 했다. 현대에 접어들어 평신도 젊은이들이 외국의 예배 인도자에 해당하는 사역을 맡게 됐지만 한국교회가 그동안 교회의 중직들에게만 허락했던 예배 인도자라는 명칭을 그들에게 줄 수 없었다는 것이다. 박 간사는 “교회가 필요해서 (찬양 인도자를) 세우긴 했지만 그들에게 권위를 부여 할 수 없었고, (찬양 인도자는) 설교를 돕기 위한 시녀 역할 정도로 세팅되어 있는 것”이라고 했다.

둘째, 교회에서 ‘찬양’이라는 단어는 세상의 ‘노래’와 구분하기 위해 쓰였고, 때문에 노래를 인도하는 사람을 자연스레 ‘찬양 인도자’로 불렀다는 것이다. 박 간사는 “이 말은 한국교회가 찬양 인도자를 노래 인도자(Song Leader)의 역할로 이해하고 있음을 나타낸다”고 했다.

박 간사는 “개인적으로 교회에서 지난 20여년 동안 평신도 예배 인도자로 사역하면서 교회에서 목회자나 장로 등 리더들에게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은, 노래는 하되 말은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며 “이 말은 곧 예배에서 찬양 인도자의 기능적인 역할은 인정하지만 예배에 관여할 수 있는 권한은 인정할 수 없다는 의미”라고 씁쓸해 했다.

아울러 박 간사는 “한국교회에 예배사역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찬양 인도자의 역할이 혹시라도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 그 역할의 의미를 올바로 이해하고 바로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편으로 박 간사는 “한국의 경우 예배 인도자가 신학적으로나 영적으로 훈련되어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에 반해 외국의 예배 인도자들은 신학을 공부했거나 그에 준하는 영적 준비를 통해 이 사역을 감당하고 있다”며 찬양 인도자의 차별적 개념이 없어지기 위해 필요한 것들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