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찬양하는 일만큼은 영원히 할 것 같아요”

▲한 카페에서 조준모 씨를 만났다. 그는 이번 앨범이 “나를 위한 앨범”이라고 했다. ⓒ 송경호 기자
지난 2002년 ‘그의 생각’이 담긴 1집 앨범 ‘나무에 달린 자’를 발표했던 조준모 씨가 얼마전 2집 앨범 ‘예가’를 들고 다시 찾아왔다. 자연의 색을 머금은 치자에서 고운 천연염료가 나오듯, 조준모 씨의 ‘예가’는 그의 속에 있는 예수님이 고스란히 노래로 흘러나와 담겨있다. 그래서 ‘예가’에는 ‘인공미’ 대신 ‘자연미’가 있다. 그를 만났다.

2집 ‘예가’는 나를 위한 앨범

조준모 2집의 타이틀 곡은 ‘예가’. 예수님은 나의 노래(歌), 예수님은 나의 집(家), 예수님의 나의 길(街)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1집 때 ‘그의 생각’이 첫째 아들 요엘을 위해 쓴 곡이라면 ‘예가’는 둘째 아들 예가를 위해 쓴 곡이다. 그 밖에도 잔잔한 멜로디의 10곡이 더 수록돼 있다.

그에게 “2집은 1집 때보다 곡이 훨씬 더 성숙해진 것 같다”고 했더니 껄껄 웃는다. “사실 예전에 이미 만들었던 곡들이 많아요. 1집과 다른 점이 있다면 2집은 곡들이 모두 차분한 스타일이라는 거죠. 1집 때는 신나는 곡들도 있었고 다양한 시도를 했지만, 2집은 나 자신을 위한 앨범이라고 해야 하나…. 대부분 개인적 고백을 담았어요. 음악적으로만 따지면 1집이 더 마음에 들죠”

조준모 씨는 2집 ‘예가’를 “나를 위한 앨범”이라고 부른다. 음악적인 시도를 줄이고 마음에 있는 예수님을 진솔하게 담아내려 했다고... 기자가 그의 앨범에서 자연미를 느낀 것도 우연이 아니었다.

“처음에 타이틀 곡으로 ‘벙어리의 고백’을 하려고 했어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아픔을 지닌 벙어리가 꼭 저 같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마음 속에 아픔이 있지만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죠. 하지만 하나님께서 제 마음의 아픔을 들어주셨어요”

영원한 내 직업은 주님 찬양하는 것

한동대학교 언어학 교수인 조준모 씨. CCM 가수가 언어학 교수라니, 왠지... 둘의 ‘상관관계’를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대학교 다닐 때 언어학을 전공했어요. 음악은 원래 좋아했기 때문에 공부하면서도 음악을 했죠. 언어학과 음악이 거리가 멀어 보이지만 사실 알고보면 그렇지도 않아요. 음악이라는 게 굉장히 체계가 있거든요. 그런 점에서 보면 비슷한 점이 많죠”

학생들 가르치랴, 음악하랴 제대로 노래 연습이나 하겠나 싶어 넌지시 물음을 던지니 아니나 다를까 하나님께서 둘 중 하나만 하라고 하시면 하나님이 시키시는 그것만 하고 싶단다. 이것 저것 다 하려니 시간도 넉넉치 않고 힘에도 부친다고. 그래도 하나님 찬양하는 일만큼은 영원히 하게 될 것 같다고 했다.

“제 노래가 사람들이 서로 마음을 나눌 수 있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들 마음 깊은 곳에 있는 말들이 제 노래를 통해 들려지면서 서로 통할 수 있는 그런 노래 말이죠”

명식이와 길승은 내 둘도 없는 친구

조준모 씨가 크리스마스를 맞아 강명식, 이길승 씨와 함께 ‘함께’라는 콘서트를 연다. 2년전 이들 세명과 꿈이 있는 자유의 한웅재 씨가 같은 이름으로 콘서트를 연 적이 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한웅재가 빠지고 세명이 다시 뭉친 것이다.

강명식, 이길승 씨와 오랜 친구 사이인 조준모 씨는 이들과 함께 콘서트를 하게 돼 무척이나 기뻐했다. 각자 일이 바쁘다 보니 잘 만날 수 없기에 한 무대에서 함께 하나님을 노래할 수 있는 자리가 드물기 때문이다.

“명식이는 CCM이 아닌 일반 음악을 해도 무척이나 잘 할 친구에요. 그만큼 실력이 있죠. 저하고 음악 스타일은 많이 다르지만 배울 점이 많아요. 길승이는 저하고 음악 스타일이 참 비슷해요. 그리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노래로 잘 표현해 내죠. 정말 제게는 둘도 없는 친구들이랍니다”

친한만큼 친구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없지 않다. 전업으로 CCM 가수 생활을 하며 어렵게 살아가는 그들에게 교수라는 직업을 가진 조준모 씨는 왠지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런데 한 편으론 부럽기도 해요. 어려운 가운데서도 사명감을 가지고 열심히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하려고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