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교단 정기총회 이슈진단1] 성도들에게 익숙한 교본들 대거 변경

▲올해 정기총회에서는 합동총회의 개역개정판 성경사용을 비롯해 각교단 새변역 주기도문, 사도신경 사용여부도 함께 결정된다. 21세기찬송가는 정기총회 결정여부에 따라 발간시기가 결정된다
9월 정기총회가 다가오고 있다. 각 교단 정기총회는 오는 9월12일 예장 합동정통, 대신, 합신 정기총회를 시작으로 마지막주간인 26일부터 예장 통합, 합동, 고신, 기장 정기총회가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 정기총회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사안 중 하나는 지금까지 성도들이 익숙하게 사용해 왔던 개역한글판 성경과 찬송가, 주기도문·사도신경이 대거 변경되는 것이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서기행 목사)는 올해 정기총회에서 개역개정판 성경 도입을 앞두고 있다. 또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최성규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백도웅 목사)가 공동으로 연구한 새번역 주기도문, 사도신경이 각교단 정기총회에 상정된다. 지금까지 연구가 진행된 21세기 찬송가는 합동총회의 개역개정판 성경 사용여부와 각 교단 주기도문, 사도신경 도입흐름에 맞춰 출간시기를 정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합동총회 개역개정판 사실상 도입 합의

한국교회내 가장 큰 교단인 합동총회는 올해 정기총회에서 개역개정판 성경을 도입하기로 대한성서공회측과 합의한 상황이다. 합동총회는 개역개정판성경대책위원회(위원장 서기행)를 구성해 그동안 개역개정 성경사용에 대해 성서공회측과 논의해 왔으며 이미 성서공회는 합동총회로부터 수정이 요청된 91개 부분에서 33개를 받아들여 4쇄를 출판한 상황이다.

개역개정판 성경은 개역한글판 성경의 번역을 시대와 언어의 변화를 감안, 인명 혹은 지명이 잘못된 곳을 개정한 것으로 약대 등 옛말은 낙타 등 현대어로 바꾸고 어려운 한자를 쉬운 우리말로 변경했다. 현재까지 통합총회(99년), 기감(99년), 기장(99년), 기침(99년), 기성(2000년), 복음교회(2001년), 나사렛교회(2004년)가 교단차원에서 사용을 결의했다.

대형교단인 합동총회의 개역개정판 성경 사용은 지금까지 일정한 비율로 유지되던 개역개정판과 개역한글판을 사용비율을 크게 변화시킬 것으로 보인다. 합동총회는 지난해 개역개정판 사용을 두고 성서공회측과의 의견조율에 난항을 겪자 성경공회를 통해 보수교단 중심의 성경출판 의지를 보이기도 했었다.

개역개정판 성경 판매는 성서공회측이 대대적인 선전에 나선 결과 올해 처음으로 개역한글판 판매를 앞지른 것으로 알려졌다. 성서공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개역개정판은 270,913부가 반포됐으나 금년에는 지난해 동기보다 367,950(135.8%)가 늘어난 638,863부가 반포됐다. 이는 성서공회의 상반기 전체 성경 반포수에 절반이 넘는 수치다.

이와관련, 성서공회 민영진 총무는 “개역개정판 성경 반포부수가 늘어난 것은 지난해부터 시행한 개역개정판 성경 특별보급 정책이 실효를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며 “아직 개역개정판 성경을 채택하지 않은 교단들과 교회들에서도 사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주기도문·사도신경 새번역안 각교단 헌의안 상정

올해 정기총회의 최대관심은 지금까지 성도들이 고백해 왔던 주기도문 사도신경 문구들이 일부 변경될 수 있다는 점이다. 전체적인 뜻과 내용에 큰 변화는 없으나 신학적 오류를 수정하고 보다 현대 어법에 맞게 수정했다.

주기도문·사도신경 재번역은 서울교회 이종윤 목사의 건의로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에서 지난 2002년부터 연구를 진행해 오다 지난해 정기총회에서 범교단적 연구를 결의,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최성규 목사)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총무 백도웅 목사)가 연구작업을 인계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기총과 KNCC는 새번역 주기도문,사도신경을 현재 각교단 총회에 보냈으며 올해 9월 정기총회에서 도입여부를 최종적으로 가리게 된다. 새번역 주기도문을 최초로 통과시킨 교단은 기독교대한성결교회(총회장 이재완 목사)로 지난 6월 30일 정기총회에서 국내교단 중 최초로 새번역 주기도문·사도신경을 채택했다.

그러나 이와 별도로 여성신학자들은 ‘아버지’ 표현을 변경한 별도의 주기도문 사용을 계획하고 있어 새번역 주기도문, 사도신경 사용을 두고 논란의 소지가 남아있다. 여성신학자들은 지난해부터 자신들의 주장이 반영되지 않을 시 주기도문과 사도신경을 별도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혀 왔었다.

현재 각 교단에 상정돼 있는 새주기도문은 현재의 '나라이 임하옵시며'를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로,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가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로 현대어법에 맞게 수정됐다.

새 사도신경은 신앙고백의 특성상 고백자인 주어를 강조하도록 해 '전능하사 천지를~'과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를 각각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나는 그의 유일하신 아들 우리 주 예수~'로 변경했으며 또 '성령으로 잉태하사'와 '하늘에 오르사' 등 옛어법들을 '성령으로 잉태되어', '하늘에 오르시어'로 고쳤다.

'저리'에 대한 해석을 두고 논의된 결과, '저리로서 산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를 '거기로부터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로 최종 변경하기로 했다. 다음은 주기도문·사도신경 최종 번역본.
주기도문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아버지의 이름을 거룩하게 하시며 아버지의 나라가 오게 하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게 하소서.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우리가 우리에게 잘못한 사람을 용서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용서하여 주시고, 우리를 시험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악에서 구하소서. 나라와 권능과 영광이 영원히 아버지의 것입니다. 아멘

사도신경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천지의 창조주를 믿습니다.
나는 그의 유일하신 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습니다. 그는 성령으로 잉태되어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시고,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을 받아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장사된 지 사흘만에 죽은 자 가운데서 다시 살아나셨으며, 하늘에 오르시어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 우편에 앉아 계시다가, 거기로부터 살아있는 자와 죽은 자를 심판하러 오십니다. 나는 성령을 믿으며, 거룩한 공교회와 성도의 교제와 죄를 용서 받는 것과 몸의 부활과 영생을 믿습니다. 아멘.

21세기찬송가, 성경과 주기도문 도입여부 따라 발간결정

올해 정기총회에서 합동총회의 개역개정판 성경사용과 각교단의 주기도문, 사도신경 사용여부가 결정되면 21세기찬송가 발행시기도 곧 결정된다.

찬송가공회측은 그동안 지난해 공청회 이후 재검수작업을 진행, 완료했으며 현재는 새롭게 공모한 30여곡에 대한 검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까지 21세기찬송가 발간이 지연될 경우 새찬송가 제작기간은 지난 97년부터 총 8년이 지나고 있어 조속한 발간이 요청되고 있다.

현재 찬송가공회측은 21세기찬송가 발간이 지연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각 교단 정기총회에서 개역개정판 성경사용과 재번역된 주기도문, 사도신경 사용여부가 결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성경,찬송가 합본이 대부분인 현 시점에서 21세기찬송가부터 앞서서 출간할 수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찬송가공회 김우신 총무는 “찬송가 제작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들이 있으나 제작은 이미 완료된 상황”이라며 “각 교단 의견수렴 등 주변 여건이 충족되지 않는 주변 여건이 따르지 않아 시기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21세기찬송가는 기존 찬송가 558장 중 60여장을 삭제하고 기존 찬송가 491곡을 수록했다. 또 주제별 구성도 기존 찬송가 '절기와 행사'에서 '교회 절기'와 '종교개혁기념일' 등으로 변경하는 등 재구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