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영혼의 새 찬양’ 음악회.. 한국 예배음악의 새 장 마련

▲예솔출판사 김재선 대표. 그는 한국인이 만든 성가곡이 거의 없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예솔출판사 제공
“한국교회가 양적인 팽창은 이루었지만 교회음악은 많이 도태되었다. 이번 음악회가 한국의 예배음악을 한층 발전시키는 장이 되길 바란다”

한국인이 직접 작사·작곡한 순수 성가곡이 부족한 한국 교회에 한국인의 순수 창작곡만으로 이뤄진 음악회가 열린다. 음악관련 서적들을 출판하는 예솔출판사(대표 김재선)는 ‘창작성가집 출판기념 음악회’를 오는 16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정동제일교회 벧엘예배당에서 개최한다.

‘영혼의 새 찬양’이라는 제목의 이번 음악회는 한국 작곡가의 순수 창작곡들을 중심으로 합창, 소프라노 독창, 중창, 찬송가 데스칸트, 바이올린 독주 등으로 공연된다. 한국국립합창단 및 서울바하합창단의 김영엽 교수가 지휘자로 나선다.

한국 교회 예배음악, 대부분이 미국 성가곡

특히 이번 음악회는 120년의 역사를 가진 한국 개신교회의 역사에서 교회 성가곡의 대부분이 미국의 성가곡들로 채워진 안타까운 현실에서 기획돼 그 의미가 크다. 한국인만의 정서와 특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성가곡들을 그대로 사용함에 따라 한국 교회가 보다 깊은 예배를 이끌어 낼 수 없는 실정이다.

예솔출판사 김재선 대표는 “120년 전통을 가진 한국의 교회에 한국인이 직접 작곡하고 작사한 곡이 있다면 예배를 드릴 때 회중들에게 훨씬 큰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며 “아직 이렇다할 곡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교회음악을 놓고 볼 때 120년사에 걸맞는 학문적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한국 교회음악이 어떤 역사를 거쳐 왔는지를 인식하고, 우리의 상황에 맞는 성각곡들이 많이 작곡돼야 한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토로했다.

▲서울바하합창단 ⓒ예솔출판사 제공
현재 한국교회에서 많이 불리는 성가집의 대부분은 과거 전통적 성가에서 볼 수 있던 4성부의 꽉 찬 짜임새를 지양하고 가급적 유니슨(몇개의 성부 또는 악기, 관현악 전체가 같은 음 또는 선율을 연주하는 것)이나 2성부를 이용해 가사를 쉽게 전달하는 음악적 짜임새를 갖고 있다. 이는 미국의 회중찬양에서 빌어온 것으로 한국의 전통예배에는 다소 맞지 않는 면이 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미국의 음악은 이미 오케스트라 반주를 고려해 2성부로 작곡 되지만 한국의 전통적 예배는 그와 맞지 않다. 전혀 한국적 상황을 고려치 않은 채 미국의 그것만을 사용하는 것은 올바른 태도가 아니다”고 지적했다.

한국만의 성가곡 작곡은 작곡자들의 의무

아울러 한국 교회의 천편일률적 예배음악 형식을 지적한 김 대표는 이번 음악회의 가장 큰 특징이 과거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예배음악의 다양한 시도를 한 것이라고 밝혔다. 한 예로 음악회에서 공연될 ‘찬송가 데스칸트’는 참여한 회중들이 찬송가를 부르는 가운데 성가대원이 높은 선율을 노래함으로써 찬송가에 변화를 준 것이다.

김 대표는 또 한국 작곡자들이 한국의 예배 실정에 맞는 곡들을 충분히 작곡할 수 있는 실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곡을 작곡하지 않는 이유가 작곡자들이‘기능성음악(예배음악이나 영화음악처럼 기능에 맞게 작곡된 음악)’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게 작곡자들은 자신의 창작곡이 어떤 기능에 맞게 도구로 사용되는 것을 꺼려한다”고 하고 “그러나 작곡자들 중에는 크리스천들이 많다. 그들이 천만이 넘는 한국의 기독교인들을 위해 한국에 맞는 성가곡을 작곡하는 것은 어찌보면 그들의 의무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번 음악회가 한국의 교회에 한국에 맞는 성가곡의 필요성을 인식시키고, 한국의 작곡자들이 많은 성가곡들을 작곡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음악회가 한국 최초의 감리교회인 정동제일교회에서 열리고, 한국을 대표하는 김명엽 지휘자가 자휘를 맡은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고 마지막 말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