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쉼터 10년..'신촌에서 일으킨 부흥'
세상과 교회와의 작은 징검다리를 10년간 쌓아온 문화쉼터

▲한웅재, 옥합, 이길승이 한 동네에 사는 사역자들이 모여 공연한 지난 7월
매주 목요일 연세대 앞 창천교회에는 저녁시간마다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대학생들로 붐빈다. 오는 4월 27일로 10년째를 맞이하는 문화쉼터는 신촌의 앞풀이 마당으로 교회와 세상과의 다리가 되어주고자 쉬지 않는 발걸음 때문이다.

오는 4월 10년째를 맞이하는 문화쉼터의 김재욱 사무국장은 '신촌에 무슨 선한 것이 나오겠는가'라는 비판섞인 물음 속에서 지난 1995년 젊은이들과 소통할 수 있는 길을 창천교회와 함께 마련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제3자의 입장에서 신촌을 유흥가, 환락의 거리라고 비판할 때 창천교회와 문화쉼터는 하나되어, 매주 목요일 젊은이들에게 양질의 문화프로그램을 무상으로 제공하며 젊은이들의 눈높이에서 그들을 이해하기 위한 작은 징검다리를 하나씩 만들어왔다.

이들의 보이지 않는 희생은 지난 1997년부터 빛을 발했고, 연세대 총학생회와 기독교 동아리들이 문화쉼터와 함께 '아름다운 신촌 한조각 나눔축제'라는 이름의 축제를 개최하는 데에까지 이르렀다.

매년 이루어지는 '신촌 한조각 나눔축제'는 같은 신촌 땅에 있지만 서로 소통할 수 없는 신촌의 주민, 상인, 학생들이 함께 만들어가는 축제로 문화쉼터의 사역 중 가장 큰 호응을 받는 행사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이렇듯 세상과의 대화 소통은 자연스레 창천교회의 청년부의 부흥을 가져온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 95년 50여명에 불과했던 창천교회 청년부는 현재 200여명으로 늘어나 청년 예배를 따로 드리는 상황으로 변했다.

문화쉼터 사역자에서 이제 창천교회 전도사로 사역하고 있는 김재욱 사무국장은 "문화쉼터의 사역이 이러한 부흥을 가져오게 했냐는 물음에 대해서는 아직 확증되지 않았다"는 겸손의 말을 전하면서도, 내심 문화쉼터의 사역에 대한 대단한 자부심을 내비췄다.

▲가족같은 문화쉼터 사역자들
5명에서 시작된 나눔의 단체가 가져온 열매들

"처음에 문화쉼터를 위해 모인 다섯명의 멤버들은 1년동안만 이 자리를 만들어서, 2기에게 물려줄 생각으로 시작했다. 하지만 이것이 2년이 되고 3년이 되었으며 지금까지 10년째 길을 걸어오게 됐다"

김재욱 사무국장은 처음 문화쉼터의 사역을 시작하면서 각오했던 다짐에서 점차 '사역'이라는 길로 접어들게 된 긴 사연을 이처럼 간단한 말로 정리했다.

사역을 시작한 후 5년이 지나서야 2명의 새로운 멤버가 자원으로 들어와 현재의 7명의 스텝을 구축했고, 그 뒤 아직 문화쉼터 1기라는 이름으로 걸어온 현 스텝들은 이제 전문 문화 사역자들이 됐다.

"정죄가 아닌 다리 역할을 하는 하나의 단체가 되고 싶었다. 보음과 세상을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자 했으며, 대중가수와 기독청년들이 만나고 CCM 사역자와 일반가수가 만나며, 상업영화와 독립영화가 한 자리에서 만나는 자리를 만들고자 노력했다"

10년동안 문화 사역 전문가로 성장한 그들이지만, 문화쉼터의 가장 큰 자랑은 세상과 교회가 하나될 수 있는 다리 역할을 했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다리 역할을 CCM 관계 사역자들과 활발한 왕래를 가져왔는데, 송정미를 비롯한 유명 찬양 사역자와 청년들의 코드에 맞는 PK를 비롯한 댄스팀들도 이제 문화쉼터의 단골 손님이 되어 매주 목요일 신촌 청년들의 마음의 문을 여는 데에 일조하고 있다.

장벽으로만 여겨졌던 것을 허무는 자리에 선 문화쉼터는 곧 지역사회와의 다리를 허무는 결과도 가져왔고, 서대문 구청, 서대문 장애인 복지관, 세브란스 병원 사회사업팀, 연세대학교 교목실, 옹달샘 공부방, 아웃백 스테이크 등의 신촌 기관 및 단체들의 적극적인 협력을 이끌어 냈다.

이에 대해 "처음 시작부터 나눔이라는 테마로 시작한 문화쉼터의 사역은 이렇게 오병이어의 기적을 일구어낸 것 같다"는 말로 회고했다.

문화쉼터 사역의 등대 '쉼터 이야기'

▲책으로 나온 쉼터 이야기
문화쉼터를 시작한 1995년, 시작된 그림 동화 '쉼터 이야기' 또한 문화쉼터의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사역의 결과다.

문화쉼터의 10년지기 스태프인 김수형 작가와 그림 작가 심은숙의 10년간의 수고로 빚어진 '쉼터 이야기'는 매주 목요일 문화쉼터에서 짧은 시간동안 깊은 메세지를 전하는 프로그램.

자녀를 지키기 위해 돌을 피하지 않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은빛 여우의 이야기를 그린 '은빛 여우'는 그중 가장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으로, 책과 DVD로 출판되기도 했다.

김수형 작가는 "'무엇을 하고 어디로 가고 있는가'라는 사람의 이야기를 담은 것이 쉼터 이야기다. 10년 동안 문화쉼터와 함께한 쉼터 이야기는 동일한 질문을 던져야만 했던 문화쉼터에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하며 메세지 기둥을 지켜왔다"며 10년의 쉼터 이야기 의의를 정리하며, "4~5분 그림 영상 이야기인 쉼터 이야기는 교회 행사 및 절기에도 적절히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활용 방안에 대해서도 제시했다.

10년의 문화쉼터, 새로운 2기가 나타나 주어야

문화쉼터는 오는 4월 27일과 29일 10년 맞이 기념 행사를 가진다. 27일 수요일은 장소와 모든 재정적인 것을 지원해준 창천교회의 교인들에게 문화쉼터의 의미를 설명하는 자리로, 28일은 축하 공연을 여는 것으로 마련할 예정이다.

10주년은 문화쉼터에게 가장 의미있는 자리로 마련될 예정이다. 문화쉼터 사역을 시작할 때 수많은 반대의 소리앞에서 "문화 사역은 10년의 길을 걸어봐야 그 길을 평가할 수 있는 것"이라며 담담하게 걸어왔던 문화쉼터의 행적을 되짚어 보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1기가 10년동안 걸어왔으니, 이제 2기가 나타나주었으면 좋겠다. 386의 문화에서 지금 청년의 문화로 내려가야 하는데, 10년 전의 스텝들이 그대로 있어서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것도 있다"

10년을 지켜오며 바라는 것도 많겠지만, 김재욱 사무국장은 문화쉼터의 자리를 지킬 2기가 나타나주기를 가장 바라는 마음이다.

"그간 창천교회를 지켜보고, 협력해 준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창천교회의 청년들과 문화쉼터의 교류가 이제 활발해지고 있어, 앞으로 더 젊고 도전적인 모습으로 문화쉼터는 서게 될 것이다"

꾸준히 희생하며 문화사역의 길을 묵묵히 걸어온 문화쉼터에게 박수를 보내며, 앞으로 사역의 발걸음에도 박수의 행진이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 홀리뮤직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5-06-04 0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