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 영화에 담긴 기독교적 가치관(1)
매트릭스.. 인류 구원의 메시지 헐리웃 액션의 틀로 담아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헐리우드적 요소로 종교영화로써는 이례적인 흥행 성과를 올렸다.
기독교인이라면 한 번쯤 봤음직한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 미국에서만 3억달러 이상의 수입을 올리는 등 종교영화 사상 가장 많은 화재를 낳았던 이 영화가 지난 11일, 수난절을 맞아 미국에서 다시 개봉됐다. <패션 리컷(The Passion Recut)>이라는 제목으로, 원본에서 잔인한 몇 장면을 삭제하고 그 폭력적 수위를 낮춰, 청소년 등 보다 다양한 계층이 관람할 수 있도록 했다.

영화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멜 깁슨이라는 헐리우드를 대표하는 영화배우가 직접 제작한 것만으로도 화재가 됐다. <리셀위폰>(1987)시리즈로 한국에서도 잘 알려진 멜 깁슨은 <브레이브 하트>(1995)의 감독 겸 주연을 맡아,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등 5개부문을 수상했다. 배우와 감독으로서 그야말로 헐리우드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는 헐리우드가 내 놓은 종교영화라는 데서 이전의 것들과는 차이점을 보이며 한국인들에게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한국에서는 작년 사순절 기간에 개봉해 전국 2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 모아 종교영화로서는 드물게 흥행에서도 성공한 영화가 됐다.

또한 빼 놓을 수 없는 것은, 이 영화가 주님의 고난을 묵상하는 사순절에 개봉해, 관객들로 하여금 그동안 관념적으로만 알고 있던 예수의 십자가에서의 고통을 가슴 깊이 느끼게 했다는 것이다.

‘종교적 상징을 상업적으로 이용했다.’, ‘잔인함만을 부각시킨 영화’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가 보여준 이 같은 영화 내·외적 성과는, 영화라는 장르를 통해 기독교적 가치관을 보여줌에 있어서 헐리우드가 가진 힘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헐리웃 영화의 보편적 정서.. 기독교적 메시지 전달에 효과적

오늘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있어서 영화가 가진 힘은 막강하다. 그리고 그 영화의 중심에는 헐리우드가 있다. 유럽에서 헐리우드 영화의 점유율은 70% 정도이고 전 세계적으로 볼 때는 거의 90%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헐리우드 영화가 사회 전반에 끼치는 영향력은 크며, 이것은 헐리우드 영화가 문화와 언어, 인종을 넘어선 보편화된 정서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또한 헐리우드 영화가 기독교적 가치관을 전하는 데 있어서도 다른 어떤 수단 보다 그 효과가 뛰어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기독교를 근간으로 하는 미국에서, 이러한 기독교적 메시지를 담은 영화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헐리우드에서 만들어졌다. 그중 워쇼스키 형제가 만든 <매트릭스>(1999)시리즈는 극 중 등장인물의 이름에서부터 기독교적 색채를 띄고 있는 작품이다.

▲매트릭스2-리로디드
주인공인 네오(neo)는 ‘1’을 뜻하는 알파벳 ‘one’의 철자의 순서를 바꾸어 놓은 것이다. 즉, 절대 유일의 메시아 예수 그리스도를 뜻한다. 네오는 매트릭스 안에서의 평범한 인간임과 동시에 매트릭스의 규칙을 초월하는 ‘그’이기도 하다. 마치 인간과 하나님 사이에 서있었던 예수처럼.

네오에게는 구세주의 길을 예비하는 요한(모피어스)이 있고, 그를 돕는 사도들(모피어스를 비롯한 대원들)이 있고, 배신자(사이퍼-유다)가 있다. 또한 그를 사랑하고 그의 시신을 수습하며, 부활을 처음 맞이하는 막달라 마리아(트리니티)가 있다. 네오는 죽고 다시 부활하며, 하늘에 오른다.

이외에도 영화에는 ‘길을 아는 것과 길을 걷는 것의 차이’를 암시하는 등 상당히 종교적인 대사가 자주 나온다. 또, 모든 것이 합리적인 근거를 통해 판단되는 사이버 세계에서 ‘믿음’을 강조하기도 한다.

이처럼 <매트릭스>시리즈는 예수 그리스도의 인류 구원의 메시지를 헐리웃의 액션이라는 틀로 담아 냄으로써‘헐리우드 블럭버스터’를 통해 드러나는 기독교적 가치관을 보여준 좋은 예에 해당한다.

이렇게 기독교적 가치관은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나 <매트릭스>와 같은 헐리우드 영화를 만나 기독교인들 뿐만 아니라 비기독교인들에게도 많은 영향을 줄 수 있었다.

기독교적 가치관 담은 다양한 영화들

<패션 오브 크라이스트>나 <매트릭스>처럼 직접적으로 기독교와의 관련성을 드러내지는 않더라도, 영화의 스토리가 기독교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헐리우드 영화는 무수히 많다.

그 중 피터 잭슨 감독의 <반지의 제왕>(2002)은 주인공 ‘프로도’가 그를 돕는 친구들과 함께 악한 욕망을 불러 일으키는‘절대반지’를 파괴하기 위해 떠나는 모험을 담은 영화이다. <매트릭스>와 마찬가지로 인류를 구원하는 메시아로서 <반지의 제왕>역시 주인공 ‘프로도’가 등장한다. 그리고 그와 함께 하는 친구들은 역시 예수님의 제자들을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예수의 십자가를 통한 인류 구원의 기독교적 가치관을 보여주는 영화 <반지의 제왕>
프로도는 그의 친구들의 도움으로 위험을 무릎쓰고 ‘불의 산’으로 향하고 결국 절대반지를 파괴하는 데 성공한다. 즉, 절대반지로 상징되는 인간의 ‘죄’가 예수님께서 스스로 십자가를 지심으로 청산되었던 것처럼, 프로도도 스스로 모든 짐을 지고 절대반지를 파괴함으로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는 내용이다.

그리고 최고의 애니메이션으로 평가 받는 월트 디즈니의 <라이온 킹>(1994)이 있다.

광활한 초원의 왕인 무파사, 그리고 그의 아들 심바. 심바는 아버지인 무파사를 이어 초원의 왕이 될 사자지만, 왕이 되고 싶어 했던 삼촌 스카의 거짓말에 속아 무파사를 위험에 빠뜨린다. 결국 무파사는 죽게 되고 죄책을 느낀 심바는 초원을 떠나고 만다.

초원을 떠나 벌레를 먹으며 살아가던 심바는 예언자 원숭이에 의해 자신의 모습을 되찾게 되고, 어둠으로 변해버린 초원은 다시 돌아온 심바에 의해 이전의 평화로운 모습으로 돌아간다.

여기서 무파사는 하나님을 뜻하고 심바는 하나님의 아들인 우리 인간을 뜻한다. 인간은 사탄의 유혹으로 죄를 짓고 하나님 곁을 떠나지만 예수님으로 인해 결국 원래의 모습을 되찾고 아름다운 에덴 동산이 회복된다는 성경의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 밖에도 <데드 맨 워킹>(1995) <포레스트 검프>(1994)등이 있으며 최근에 만들어진 <콘스탄틴>(2005)도 이에 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