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유학할 때 피아노로 갓 유학오신 어떤 자매님이 부탁을 해왔습니다. 쾰른 음대에 들어가고 싶은데 교수에게 부탁을 좀 해달라는 것입니다.
"최 집사님, 저는 신학교에서 피아노를 전공했지만 음대 피아노과에 들어갈 실력은 안되니까 반주과에나 들어가서 공부하려고 해요. 교회에서 반주정도만 하면 되거든요?"
피아노를 들어보니까 정말 그 실력으로는 전공자라고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았습니다. 저는 반주과 교수인 베버 교수를 만나 그 자매를 부탁했습니다. 머리가 하얀 베버 교수는 매우 인자한 모습이었습니다. 자매의 피아노를 들어보더니 허허 웃으셨습니다. 그 다음 그 교수의 하시는 말씀에 깜짝 놀랐습니다.
"이 자매는 아직 피아노 테크닉이 성숙하지 않습니다. 이 기술로는 다른 사람들을 반주할 수 없습니다. 먼저 피아노과에 가서 정식으로 테크닉을 익힌 다음에 오십시오."
우리가 생각하기에 반주과는 피아노과 보다 실력이 없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종교음악과는 일반음대보다 실력이 좀 뒤지는 사람들이 들어가는 곳으로 생각합니다. 독주가 아니라 반주가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반주는 뒤에서 도와주는 사람이지 앞에 나서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적당히 해도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베버 교수는 반주하기 위해서는 테크닉이 성숙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남을 돕는다는 것은 그 사람보다 미숙함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하나님은 여자를 지으실 때 "돕는 배필"로 지으셨습니다(창2:18). 돕는 배필이란 히브리 말로 '에째르'입니다. 이 단어 때문에 화를 내는 Feminist를 본적이 있습니다. 여자가 남자의 하녀냐는 것입니다. 그러나 놀랍게도 하나님은 자기 자신을 '에째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이스라엘아 네가 패망 하였나니 이는 너를 도와주는(에째르)나 (하나님)를 대적함이니라" (호13:9). 사무엘은 "여호와께서 여기까지 우리를 도우셨다(에째르)하고 그 이름을 에벤에셀(에째르)이라" 불렀습니다. 하나님은 스스로 인간의 돕는 배필이 되셨습니다. 하나님은 인간들이 삶의 하모니를 잘 연주하도록 도우시는 반주자이십니다!

찬양리더, 노래팀, 악기팀은 모두 반주자입니다. 스스로 '에째르'가 되어야합니다. 성도들이 최고의 찬양과 경배를 드리도록 도와주는 반주자입니다. 성숙한 반주를 위해서는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나보다 남을 드러내주는 성숙한 인격이 있어야 합니다.

금호현악사중주단 해체 소식을 듣고 좀 섭섭했습니다. 실내악 운동은 배가 고픈 운동입니다. 그러나 뒤에서 든든하게 도와주는 분이 있었음에도 해체되었습니다. 멤버가 너무 자주 교체되어서 성숙한 사중주단으로 성장하기 어렵다는 게 그 이유였습니다. 멤버들은 개인이 드러나지 않는 실내악보다는 자기 이름을 낼 수 있는 독주에 더 매력을 느꼈습니다. 그들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겠지만 실내악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참 안타깝다는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찬양팀은 팀을 위해 헌신하는 실내악이 되어야 합니다. 서로가 서로를 반주하는 반주자가 되어야 합니다. 진정한 반주자는 독주자 이상의 실력과 인격을 갖추어야 합니다. 우리가 믿는 하나님은 성부, 성자, 성령 삼위가 일체가 되신 하나님입니다. 죄인들을 최고의 길로 인도하기 위하여 돕는 삼위일체 3중주단의 실내악이 들리십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