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여성 난자를 이용한 배아복제로 치료용 배아 줄기세포를 만들어내 전 세계 과학계의 이목을 끈 서울대 수의학과 황우석·문신용 박사팀의 연구 발표와 관련,생명 윤리를 중시하는 교계와 시민단체들의 우려의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승영 목사)는 16일 논평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반하는 행동은 인간에게 복이 아니라 큰 화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과연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지 인류에게 보이지 않는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올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언론회는 또 인간 복제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배아를 복제해 치료 목적으로 쓴다고 하지만 이것이 잘못된 목적에 쓰여져 여성의 자궁에 배아를 착상시키면 곧 바로 복제인간이 탄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회는 특히 배아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생명체인 배아를 파괴하는 ‘생명경시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서도 16명의 여성이 제공한 242개의 난자에서 30개의 배반포를 얻었으나 배아 줄기세포는 1개만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회 대변인 이억주 목사는 정부가 5억여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정부는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해 지원보다는 시급한 ‘생명윤리에 관한 법률’ 세부 사항을 만들어 질병 치료와 인간 복제의 한계선을 분명히 긋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과학자들은 생명 윤리를 준수하고 양심에 따라 충실하게 연구하는 자세와 전문가 및 종교단체로 구성된 생명윤리위원회의 견제를 받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목회자들도 “생명은 하나님만이 유일하게 창조하실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발표가 미칠 사회적 파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한국누가회(회장 이태희) 낙태반대운동연합(대표 김일수) 참여연대(공동대표 박상증 최영도) 여성민우회(공동대표 김상희 정강자 윤정숙) 등 시민단체들도 사실상 인간 복제를 인정하는 것과 다름없는 이같은 연구 결과는 인간 생명에 대한 존엄성 파괴를 의미하는 것이라며 인간 복제 위험성을 경고했다.

한국누가회 박상은(안양병원장) 생명윤리위원장은 이번 발표로 여성의 난자 매매가 더욱 성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박 위원장은 “실험과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수많은 난자를 사고파는 상업행위가 이루어질 것이 예상된다”며 “자칫 인간의 존엄성을 근본적으로 무너뜨리며 생명 경시 풍조를 가져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박 위원장은 “인간 배아는 영양분과 산소만 주어지면 얼마든지 인간 개체가 될 수 있는 것”이라며 “인간 생명을 담보로 한 성공제일주의는 철저히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성민우회는 “연구팀이 어떤 경로로 난자를 채취했는지 난자 획득의 전 과정을 투명하게 밝힐 것을 요구한다”며 생명 윤리 및 안전 등을 무시한 인간 배아복제 연구를 규탄했다.

한편 지난해초 클로네이드사의 인간 복제 소동과 함께 조속히 ‘인간복제 금지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자 정부와 국회는 ‘금지를 원칙으로 하되,희귀·난치병 치료 목적일 경우 예외를 인정한다’는 선에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지난해말 제정한 바 있다.

유영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