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5 총선을 앞두고 이달 초부터 교단과 기독교계 관련단체들이 앞다퉈 총선운동 참여를 선언하면서 교계 내부에서는 이들 운동에 대한 성격과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두고 찬반 논쟁이 가열되고 있다. 교계의 적극적인 참여가 깨끗한 정치 구현에 일조할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과 함께 자의반 타의반으로 기독교계가 또 하나의 세속적인 정치세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기독교계의 총선참여운동 방향은 교단과 단체의 성격에 따라 공명선거운동과 낙천·낙선운동,기독교정당 출범 등 크게 세 가지로 대별된다.


◇공명선거운동=예장통합(총회장 김순권 목사)이 전개하는 공명선거운동은 교단 중 최초로 시도되는 만큼 교계 안팎에서 관심이 크다. 정치적 중립성을 갖고 공명선거 캠페인과 불법선거감시운동 등을 통해 정치 뿐만 아니라 향후 교회에도 깨끗한 선거 풍토를 조성하겠다는 이번 운동은 교단 소속 60개 노회와 7000여개 교회가 중심이 된다.

하지만 이번 공명선거운동이 ‘구호성’ 캠페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처음으로 시도되는 이번 운동의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개교회들의 참여를 어떻게 유도할 수 있을지,이번 운동으로 교회의 선거 풍토까지 개선한다는 소기의 목적을 얼마나 달성할 수 있을지 등 교계의 반응이 벌써부터 엇갈리고 있다.

◇낙천·낙선운동=한국기독교장로회와 정의평화를 위한 기독인연대,전국목회자 정의평화실천협의회 등 18개 진보 기독교단체는 지난 9일 총선연대의 낙천·낙선운동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또한 2000년에 이어 향후 기독교인 출마자 가운데 낙선 대상자를 선정,발표하겠다고 밝히고 이를 위해 이달말 기독교총선연대(가칭)의 출범을 앞두고 있다.

통합 등 일부 교단은 이에 대해 “총선연대가 낙천 대상자를 발표한 뒤 이에 대한 공정성 시비가 일파만파로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가운데 기독교단체마저 낙천운동에 동참하는 것은 공명선거운동의 취지를 오히려 약화시키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기독교 정당 출범=기독교 가치관을 통해 한국정치를 바꾸겠다는 취지로 지난 6일 출범한 한국정치권복음화운동(가칭)의 출범에 대해서는 교계 안팎으로 목소리가 다양하다. 그러나 이제 기독교계가 사회를 향해 정치 참여를 선언한 것만은 분명하다.

최근 벌어지고 일련의 상황들에 대해 서울 화평교회 안만수 목사는 “교회가 사회를 향해 정의로운 목소리를 낼 필요는 있으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하나님의 공의 차원에서 행해져야 한다”면서 “교회가 정치권에 이용되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재찬기자